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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비핵화 카드’ 처음 내민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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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비핵화 카드’ 처음 내민 김정은

입력
2018.09.19 18:41
수정
2018.09.19 22:4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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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평양공동선언 핵심 내용 그래픽=강준구 기자
9월 평양공동선언 핵심 내용 그래픽=강준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핵과 전쟁 없는 한반도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의 구체적 비핵화 약속을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잦았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일대에서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방안을 담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도 채택됐다. 또 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고, 김 위원장은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남ㆍ북ㆍ미 삼각 정상외교에 속도가 붙으면서 연말까지 한반도 정세에 일대 전환이 예상된다.

남북 정상은 이날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틀째 회담을 가진 뒤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하고 서명식 및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남북은 우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미국이 6ㆍ12 북미 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확인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합의문에 담긴 것은 처음이다.또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며,육성(肉聲)으로 비핵화 의지를 처음 드러냈다.

이번 합의에는 미국의 6ㆍ25전쟁 종전선언 약속과 영변 핵시설 및 추가 핵무기 등의 폐기를 교환하고 싶다는 뜻이 담겼다. 23일 유엔 총회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이 24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비공개 비핵화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또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서로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를 채택하고,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여기에는 ▲서해와 동해에 80㎞의 완충수역 설정 ▲DMZ 내 남북 각 11개 최전방 감시초소(GP) 올해 안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공중 비행금지구역 설정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 설정 등의 합의 내용이 담겼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사실상 남북 간에 불가침 합의를 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남과 북은 사실상 초보적 단계의 운영적 군비 통제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또 ▲금년 내 동ㆍ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 ▲조건부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사업 정상화 등 남북 경제협력 분야에서도 성과를 도출했다. 산림ㆍ보건ㆍ의료 분야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등 이산가족 문제 해결 ▲10월 중 평양예술단 서울공연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유치 협력 ▲3ㆍ1운동 100주년 공동 기념 등의 사회ㆍ문화 분야 합의도 평양공동선언에 담겼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합의했고, 문 대통령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 방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의에 따라 20일 오전 평양을 출발, 백두산을 방문한 뒤 남측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기상 여건이 허락하면 백두산 천지까지 등정할 예정이다.

앞서 19일 저녁에는 평양 능라도 5ㆍ1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하며 15만명의 평양 시민에게 남측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직접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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