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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검사 남 24세, 여 40세부터… 건강검진도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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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검사 남 24세, 여 40세부터… 건강검진도 성차별?

입력
2018.09.20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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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가 건강검진 이상지질혈증 검사 대상 연령은 왜 남성(만24세부터)과 여성(만40세부터)이 다른가요? 건강보험료는 남녀 동일한데 성차별 아닌가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청원에는 19일 오후 2시 기준 2만9,000여명이 동의를 했다. 문제가 된 이상지질혈증 검사는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 핏속에 중성지방이 쌓여 생기는 질병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 지난해까지 20세 이상 남녀 모두 2년 마다 실시하다가 올해 1월부터 성별에 따라 검사 시작 연령을 달리 정하고 검진 주기도 4년으로 늘리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청원에 동의하는 이들은 “질병은 성별보다 개인적 특성 때문에 발현되는 데 16년이나 검진 시기 격차를 두는 건 여성에게 차별적”이라고 주장한다.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 이상지질혈증검사 항목은 남성은 만24세 이상, 여성은 만40세 이상부터 4년 주기로 검사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캡처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 이상지질혈증검사 항목은 남성은 만24세 이상, 여성은 만40세 이상부터 4년 주기로 검사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 타당성 평가를 통해 제도를 변경한 것이지 차별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일반인 건강검진은 유병률이 5% 이상인 질환을 검진 대상으로 적용하는데, 이상지질혈증은 남성 25세 이상, 여성은 40세 이상에서 기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2003~2010년 고콜레스테롤혈증 평균 유병률은 남자는 25~29세(5.1%), 여자는 40~44세(5.7%)에 5%를 처음 넘어선 후 상승 곡선을 그린다. 다만 여성은 40세 이후 유병률이 급격히 올라 55~59세(18.8%)에 최정점을 찍는데, 남성은 25세 이후 완만히 올라 50~54세(11.8%)에 가장 심각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고려해 대한가정의학회도 증상이 없으면 남자는 35세 이상, 여자 45세 이상 시 관련 검사를 권한다.

다른 나라도 유병률을 감안해 검진 대상을 가른다. 미국질병예방위원회는 35세 이상 남자와 45세 이상 여자 중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을 경우에만 해당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유럽심장학회도 위험인자가 없는 남자 40세 이상, 여자 50세 이상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권한다. 캐나다 심장학회는 25~35세 남성과 20세 이상 여성은 선택적으로 시행하도록 한다.

이 때문에 청원과 같은 내용의 진정을 받은 국가인권위원회도 “국내외 가이드라인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할 때 차별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김남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폐경 이후 급격히 높아지는 등 생애주기에 따라 남녀의 질병 특성이 다른 만큼 차별이 아닌 차이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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