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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잘못인데 왜 퓨마를 죽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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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잘못인데 왜 퓨마를 죽였나요

입력
2018.09.19 20:00
수정
2018.09.19 23: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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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19일 시청브리핑실에서 대전동물원 퓨마탈출 사건에 대해 시민에게 사죄한 후 사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19일 시청브리핑실에서 대전동물원 퓨마탈출 사건에 대해 시민에게 사죄한 후 사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18일 발생한 ‘대전동물원 탈출 퓨마 사살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맹수류 사육 안전관리 소홀 논란, 사살의 적절성에 동물원 폐쇄론까지 거론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0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 대전오월드(동물원이 있는 테마공원) 내 중형육식사에서 퓨마 1마리가 탈출했다. 수색대는 마취총을 쏴 포획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오후 9시 44분 결국 퓨마를 사살했다.

동물원 측은 탈출한 퓨마가 있던 우리 청소를 한 사육사가 사육장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고 나와 퓨마가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사육시설 관리를 소홀히 한 대전오월드에 대해 경고 처분할 방침이다.

이번 퓨마 탈출 사건에선 경찰과 오월드 직원들이 퓨마의 이동방향을 두고 우왕좌왕하고, 유관 기관 간 지원 요청을 일부 거절하는 등 포획과정과 협조체제 등에서도 문제를 노출했다.

한 사설 동물전시 시설 관계자는 “동물, 특히 맹수류 사육장 문에 자동잠금장치를 설치하고, 잠김 여부나 장치 고장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는 등 기본적인 노력이 우선 중요하다”며 “사육사에 대한 교육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반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관리 책임자들의 안전 소홀로 빚어졌음에도 퓨마 사살로 귀결된 것을 두고 비판과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내 대다수 동물원의 운영형태인 가둬 두기 방식의 재검토 및 아예 동물원 폐쇄를 요구하는 청원이 수십 건 올라오고 있다. 사살된 퓨마가 두 마리 새끼의 어미라는 점도 동정심을 키웠다.

관련 청원을 올린 네티즌은 “하루에 수백㎞를 뛰어다니는 동물을 참혹하게 가두고 구경하는 동물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국내 동물원과 수족관을 폐쇄하고 야생 적응할 수 없는 동물은 해외 안전한 보호시설로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한 네티즌은 “사육사를 엄하게 처벌하고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회에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해 대규모 국립동물원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 차를 타고 지나가다 만난 백두산 호랑이를 만나는 것을 생각해 보라. 남북이 하나된 국립동물원을 만들면 관광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이’의 이형주 대표는 19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호주에선 사람이 동물 서식지에 가서 보고, 생태계 구조를 공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전시동물의 복지 수준은 굉장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야생동물을 감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ㆍ사진=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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