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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이재갑 인사청문회… 野는 신상검증, 與는 사상검증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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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이재갑 인사청문회… 野는 신상검증, 與는 사상검증 공세

입력
2018.09.19 11:56
수정
2018.09.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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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다운계약서 작성, 농지취득 위법 등 신상검증뿐 아니라 그가 과거 보수정권에서 요직을 거친 점에 대한 사상검증으로 달아올랐다. 야당은 이 후보자에게 불거진 의혹이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배제 7대 원칙에 해당한다는 공세를 펼쳤고, 여당은 그를 노동적폐의 주범이라고 칭하며 각을 세웠다. 이른바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 이 후보자는 오전 내내 여야의 ‘동시 난타’에 시달렸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시작부터 도덕성 논란을 집중제기 했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0년 서울 방배동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매매가를 낮춘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 후보자가 법무사가 일을 처리했다고 해명했는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배제 7대 원칙에 해당되는데 스스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자는 최근에 인지했을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제 불찰이다”라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가 전남 장성에 위치한 조부 소유의 땅을 상속 받고도 ‘매매’로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도 타깃이 됐다. 이 후보자는 “부친이 사시던 집에 딸린 작은 텃밭”이라며 “부친이 당시 고향 친척들에게 일을 맡겨 처리했는데, 너무 오래 전 일이라 (부친도) 연로하셔서 세세하게 기억을 못하신다”고 답했다.

또 한국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답변 자세도 문제 삼았다. 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의 질의 중 말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 이 후보자가 답하자 야당은 고성을 지르며 질책했다. 이장우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후보자가 청문회에 임하는 자세가 굉장히 불량스럽다”고 항의했다. 강효상 의원도 “후보자의 답변 태도가 너무 어처구니 없다”며 “자기가 잘못한 게 하나 없다 고개 빳빳이 쳐들고 질문도 못하게 껴들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답변하면 청문회는 필요 없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여당의원들은 이 후보자를 향한 사상검증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고용부 차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맡는 등 보수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으로서 국정철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한국노동연구원 주최 토론회에서 한 창조경제 옹호 발언 등을 소개하면서 “노동적폐의 주범이 어떻게 적폐청산 부르짖는 문재인 정권의 장관후보가 됐는지 많은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류에 편승하고 오락가락하면서 조상을 잘 만나고 명문가 출신으로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강도 높은 비판까지 쏟아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 당시는 창조경제에 관한 개념이 정립이 안 된 상태였다”며 “당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ICT 융복합과 관련해 언급한 '창조경제'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때문에 오히려 야당에서 이 후보자를 감싸는 모습도 보였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미국)민주당 인사도 공화당 정부에서 일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이 후보자를) 반대하지 않는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박근혜ㆍ이명박 정부에서 일한 점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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