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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ㆍ노무현 사연 깃든 목란관서 환영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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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ㆍ노무현 사연 깃든 목란관서 환영만찬

입력
2018.09.18 16:37
수정
2018.09.18 23: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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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18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환영 예술공연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18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환영 예술공연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평양 정상회담 뒤 이어진 환영만찬은 북한 고위 간부와 외국 주요 인사 전용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열렸다. 2000,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공식 만찬 장소로 사용된 목란관은 북한의 각종 기념행사 장소로도사용돼 국내외 언론에 자주 언급됐던 곳이다.

평양 중구역 인근에 있는 이 연회장의 이름은 북한의 국화인 목란에서 따왔다. 1980년쯤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고, 1만6,500㎡ 규모다. 인민문화궁전과 더불어 최고급 국빈용 연회장으로 쓰인다. 메인 연회장에는 금강산 봉우리와 동해 바다가 그려진 대형 벽화가 걸려 있다.2001년 9월 남북 장관급 회담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김령성 북측 단장이 “평양에는 목란관이라고 국가적 행사를 하는 연회장이 있는데, 바닥이건벽이건 천장이건 새하얗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얽힌 사연이 없을 수 없다. 2000년 6월 14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ㆍ15 공동선언 합의사실을 이곳에서 만찬 도중 처음 공표했다. 당시 두 정상이 손을 잡고 활짝 웃는사진 속 모습은 연출된 장면이다. 선언 내용발표 직후 촬영기자가 때를 놓쳐 사진이 찍히지 못했다는 공보 담당자의 보고를 듣고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사정을 전했고, 김 위원장은 “좋은 날인데 배우 한번 하십시다”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2007년 정상회담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파격적 건배사가 이뤄진 장소로 입길에 올랐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찬을 함께했던노 대통령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신명 난 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두 분의 건강을 위해 건배를 합시다”라며 즉석건배를 제의했다. 정권 말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남한 보수층 시각이 곱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북측 관계자조차 “남측 (보수)언론이 문제삼지 않겠냐”며 걱정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등 핵ㆍ미사일 개발 성과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핵과학자ㆍ기술자들을 몇 차례 목란관으로 불러 연회를 가졌다.

만찬에 앞서 문 대통령 내외는 평양 대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올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남측을 찾아 강릉ㆍ서울에서 공연한 바 있다. 당시 특사로 방남했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과 함께 공연을 직접 봤던 터라 이번이 두 번째 감상이다.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가수 지코와 에일리 등도 합동 공연에 나섰을 것으로 보인다. 삼지연관현악단 방남 공연 때는 소녀시대 서현이 합동 공연을 했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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