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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근본 문제 방치한 채 땜질 처방 그친 가계소득 통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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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근본 문제 방치한 채 땜질 처방 그친 가계소득 통계 개편

입력
2018.09.19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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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신뢰 논란’을 낳은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바꾼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소득과 지출로 분리해온 가계 조사를 2020년부터 통합하고, 다목적표본과 면접조사 대신 전용표본과 가계부 기장 방식으로 개선하는 게 골자다. 시계열 소득통계를 원하는 정부와 학계 요청에 부응하면서 소득 및 지출 통계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제고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현행 조사의 근본적 한계를 방치한 채 땜질식 처방에 그쳐 통계 오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이번 통합 개편의 취지에 대해 “가구 소득과 지출을 연계해 분석, 소득구간별 가계수지를 진단하고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응답률 저하 등으로 신뢰를 잃어온 분기별 소득조사를 폐지한다는 방침 아래 2017년부터 소득과 지출을 분리 조사해 왔다. 그러나 정부 등의 요청으로 소득조사를 계속하기로 한 만큼 시계열 비교를 위해 내년부터 다시 통합조사를 실시하되 공표는 2020년부터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집단을 늘린 전용표본을 만들고 응답방식도 가계부 기장으로 바꿔 신빙성을 크게 높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개편안은 당초 폐기키로 한 소득조사를 부활시키는 과정에서 불거진 신뢰 문제를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그러나 일관성이 생명인 통계산출 방식을 1년여 만에 다시 바꾸는 것은 볼썽사납다. 더구나 분기별 소득조사의 실효성과 정확성에 대한 비판과 폐기 주장이 높은 데도 정부와 학계의 요구만 의식해 ‘연 단위 소득조사’ 도입 등 근본 처방을 외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개편안은 올해 초 계획된 것이어서 강신욱 청장 부임에 따른 ‘코드’ 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 아쉽다. 강 청장이 통계 독립 의지를 다시 강조하며 중ㆍ장기 소득 및 분배 통계 로드맵을 밝혔으면 더 좋았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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