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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김병준의 국민성장론

입력
2018.09.18 18: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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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설 대안으로 ‘국민성장론’을 제시했다. ‘노무현의 남자’였던 학자 출신 김 위원장은 제1야당의 얼굴로 변신한 뒤 ‘국가주의’ 대 ‘자율주의’ 프레임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에 고무된 듯 이번엔 ‘소득주도성장론’ 대 ‘국민성장론’이라는 탈국가주의 담론을 또 다시 꺼내 들었다. /배우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설 대안으로 ‘국민성장론’을 제시했다. ‘노무현의 남자’였던 학자 출신 김 위원장은 제1야당의 얼굴로 변신한 뒤 ‘국가주의’ 대 ‘자율주의’ 프레임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에 고무된 듯 이번엔 ‘소득주도성장론’ 대 ‘국민성장론’이라는 탈국가주의 담론을 또 다시 꺼내 들었다. /배우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노무현의 남자였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정치를 하는 동안 꾸준히 정책 자문을 해준 유일한 대학교수였다”(자서전 ‘운명이다’)고 평했다. 지방자치 전문가인 그는 1993년 노무현 민주당 최고위원이 만든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소장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 등 핵심 요직에서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국익에 기반한 정책을 밀어붙여 ‘친노 우파’로도 불렸다.

▦ 보수야당의 얼굴로 변신한 김 위원장이 참여정부 후신인 문재인 정부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1탄은 ‘국가주의’ 논쟁.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 민간 자율을 해친다는 ‘국가주의’ 대 ‘자율주의’ 프레임으로 일단 주목을 받았다. 이에 고무된 듯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가 역할을 강조하는 ‘소득주도성장’에 맞설 대안으로 ‘국민성장론’을 제시했다. 자율경제와 공정분배가 핵심이다. 시장 자율을 통해 개인과 기업이 맘껏 역량을 발휘하게 해주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논리다. ‘국가주의 비판’의 연장선인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은 양극화와 불균형만 초래한 과거 보수정권의 실패한 정책의 재탕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이 말한 시장 자율은 결국 대기업 특혜였다”고 혹평했다. 정의당은 철 지난 신자유주의 ‘낙수 효과론’이라며 비판했다. 당 안팎에선 홍준표의 막말 리더십을 극복한 건 다행이나, 학술적인 담론 논쟁은 학자의 역할이지 정치인이 할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추상성이 너무 높아 국민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라는 것이다.

▦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소득주도성장론’과 ‘국민성장론’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 토론하자는 김 위원장 제안에 “토론도 격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 위원장은 이념과 노선을 넘나드는 실용주의자다. 국가균형발전 등 참여정부 정책의 밑그림도 그렸다. 소득주도성장은 공정분배, 혁신성장은 자율경제와 통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김 위원장에게 “예전에 청와대에 계실 때처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고 했다. 협치의 길을 포기해선 안 된다.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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