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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구체적 비핵화 프로그램, 문 대통령 평양서 만들어 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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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구체적 비핵화 프로그램, 문 대통령 평양서 만들어 와야”

입력
2018.09.17 04:40
수정
2018.09.17 09: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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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쇼 아닌 실질적 협상 치열하게 해야 

 민주당 ‘20년 집권론’은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평양에 가서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문재인 정부 집권 1년4개월을 평가하며 “보수정권 10년과 비교해 전혀 나아진 게 없다”고 일갈했다.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해 대부분의 시간을 야당에 몸담았던 손 대표는 최근 비판 지점이 많아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 원인을 청와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에서 찾았다.

당 대표 취임 2주째인 16일 국회에서 만난 손 대표는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게 저녁 여유시간만 많아서 집에 들어가 쫄쫄 굶는 삶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소득주도성장 목표가 저소득층 소득을 높이고 소득격차 양극화를 줄이겠다는 것인데, 오히려 악화만 되지 않았나. 그런데도 청와대는 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6년 전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당시 내놓은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을 아직 휴대폰 연결음으로 남겨 놓은 손 대표의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마지막 도전이라는 그의 각오만큼이나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_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 같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미 있는 선물을 내놓을 것이라 본다. 지금 김 위원장은 북한의 현대화에 목말라 있다. 핵개발을 포기하고 경제개발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비핵화, 평화 노선으로 방향 전환은 이미 끝났다는 얘기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와야 한다.”

 _청와대가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반대에도 방북 초청을 수락한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와 평양에 동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남북회담은 쇼를 할 게 아니라 실질적 협상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 살림 싸가지고 가서 만찬이나 하고, 이런 잔치 분위기를 낼 때는 아직 아니지 않나.”

 _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문제를 두고 “비준에는 적극 나서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의 애매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입장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는 남북평화 패러다임에 들어가 있다. 거부하는 건 시대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문 정부의 평화 정책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조급증을 가져서도 안 된다. 재정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북한은 무엇을 할 건지 등 따질 건 따져봐야 한다. 찬성 혹은 반대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는 게 바로 양극단정치의 폐해다. 그래서 독일식 책임총리제로 가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_지상욱 의원이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에 반대한다”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대표 취임 불과 이틀 만이었다. 

“우린 민주정당이다. 의원들 사이에서 반론이 나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민주당이라고 의원 129명 중에 다른 의견 가진 사람이 왜 없겠나. 그런데도 말 한 마디, 입도 뻥끗 못 하고 있지 않나. 경제가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데도 여당에서 내분이 없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것 아닌가.”

 _그런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벌써부터 ‘20년 집권 플랜’을 구상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이념지향적 정치의 잘못을 보여주는 것이다. 20년 집권하겠다는 건 집권여당의 대표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청와대에 협조할 건 협조하고, 견제할 건 견제하고, 바꿀 건 바꾸겠다’ 이런 게 여당 대표가 가져야 할 자세다.”

 _여당을 견제하려면 야권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일각에서 한국당과 통합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다. 한국당 내 개혁보수, 민주당의 합리적 진보를 끌어들여 새로운 야당을 건설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_그런 구상을 위해서는 바른미래당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선결과제다. 

“일차적으로 연말까지 전국 253개 지역위원장 등 조직 개편을 완료할 생각이다. 최소한 총선에 나가서 당선될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로 지역위원장 자리를 채우려 한다. 주중 구체적인 조직 개편 방안을 발표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당 내실을 갖추면, 내년 중반 이후 정계 개편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_바른미래당의 자강을 위해서는 창당 주역인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공동대표도 역할을 해줘야 할텐데. 

“당연하다.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의 소중한 자산이다. 대표 취임 이후에 두 분과 다 연락을 취했다. 안 전 의원은 독일에서 공부하며 미래 구상을 하는 중이고, 유 전 대표는 안 전 의원이 빠진 상황에서 자신이 당 활동에 나서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물러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바른미래당 전면에 돌아올 것이다. 그런 분들이 복귀해 같이 새로운 판을 벌일 수 있도록 기초를 튼튼히 다져놓는 게 내 역할이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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