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유엔 대북제재위 보고서 놓고 공방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 뉴욕=AP 연합뉴스

북한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한 유엔의 제재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제재의 이행을 감시하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보고서 발간을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막았고, 미국은 보고서 일부가 러시아의 압력으로 수정됐다며 수정 전 원래 보고서를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능동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라며 “국제사회의 일치된 제재는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기 위한 핵심 조치”라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은 대북제재 이행 평가를 둘러싸고 양측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제재의 이행 상황을 평가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 압력을 가해 제재 이행 평가 보고서 내용을 수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주 대북제재위 보고서가 지난달 제출된 보고서와 동일하지 않다”라며 러시아의 요청으로 보고서가 수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한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대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는 지난달 대북제재위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보고서 공개를 막은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외교관은 “이번 보고서에 제재를 위반한 러시아인을 가리키는 내용이 일부 삭제됐다”고 말했다. 결국 러시아의 입장이 반영된 보고서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되자 이번엔 거꾸로 미국이 문제를 삼고 나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위가 당초 계획대로 제재 위반과 관련된 활동을 보여주는 원래 보고서를 발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대북제재위 패널이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이미 연간 정유제품 제한 수입량을 초과해 수입하고 있으며, 불법 해상 환적이라는 수단을 동원해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은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의 제재 우회를 돕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기존 보고서는 미국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평가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국무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계속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FFVD)를 선택하도록 설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작업에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북한과 다양한 대화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달성하는 방법에 관한 대화”라고 설명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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