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지하철 무인화 사업 도입 철회를 촉구하며 26일째 서울시청 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윤병범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중재에 나섰다. 지하철 무인화 사업, 승진 문제를 둘러싸고 석 달 넘게 이어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14일 오후 4시10분쯤 지하철 무인화 사업 도입 철회를 촉구하며 26일째 서울시청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윤병범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을 찾아가 만났다.

박 시장은 농성장을 늦게 찾아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고 “노사 쟁점 사항이 조속히 해결되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또 “노사간 쟁점이 1, 2개로 좁혀졌는데, 서로가 절반씩 양보해 타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6월 11일부터 지하철 무인화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95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20일에는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조합원 약 1만명의 서명을 서울시에 전달했으나 노사 협의에 진척이 없자 윤 위원장이 단식을 벌이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이달 12일부터는 노조 간부들이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박원순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집단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서울시청 안으로 진입하려는 노조 간부들과 이를 막는 시청 직원들이 대치하며 서울시청 정문은 사흘째 막힌 상태다.

노조는 “박 시장이 노조위원장 단식 투쟁이 25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데도 대화 요구를 외면하고, 농성장 한 번 방문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 개입을 요구했고, 결국 박 시장이 이에 응하는 모양새가 됐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무인화 사업 중단과 사회적 논의 △노사 대등 원칙과 신뢰 확인 △노조에 대한 대결 정책 철회 △승진 등 노사 합의 사항 이행 △공사 민주적 운영의 5대 선행 과제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박 시장에게 요구안을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이 중 무인화 사업은 사회적 기구를 설치해 논의하는데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장기근속자에 대한 승진 문제에선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가 무인화 사업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 장기근속자 3,800여명에 대한 승진을 요구한다고 맞서고 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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