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상도 유치원 학부모들이 14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해 조희연 교육감을 만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붕괴된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죄스러운 마음”이라며 검정색 옷을 갖춰 입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학부모 측 대표단이 불참한 채 ‘반쪽자리’로 출범했다.

서울 상도유치원 학부모 50여명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붕괴 참사 이후 관계당국이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학부모들은 ‘서울상도유치원 붕괴참사 피해 유아 학부모들의 입장’을 내놓고 “저희는 붕괴된 건물 옆 마련된 임시유치원에 아이를 등원 시킬 수 밖에 없는 죄인”이라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흐느꼈다. 학부모들은 이어 조희연 교육감과 30여분간 면담하며 “사고 수습 과정이 학부모들을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렵게 성사된 면담자리였지만 학부모와 교육당국간 인식 차이는 컸다. 조 교육감은 이날 “제가 간다고 했는데, (학부모들이) 오셨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전날 학부모들을 이날 오후 5시30분에 만나겠다고 했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들 하원 시간이며 난색을 표했다. 학부모회 이지영 대표는 “설명회 자리에서도 만나고 싶다고 어필했는데, 이렇게 액션을 취해야만 교육감을 만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은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말고 단일화된 소통 창구를 마련해달라고 했다.

학부모들은 교사 충원 요구도 교육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면담 자리에서 한 학부모가 “지금 선생님들도 너무 힘들어 한시적으로라도 교사 충원이 필요하다”며 “충원 요구에 관할 교육지원청은 ‘교육청 허락이 필요하다’고만 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옆에 있던 민병관 교육장에게 “보조 교사 인력은 바로 (지원) 할 수 있냐”고 물었다. 학부모들은 보조교사뿐 아니라 누리반(유아반) 교사까지 충원해달라는 말이었다고 답답해했다. 학부모들은 “상도유치원과 800m 거리에 불과한 신상도초등학교에도 사고현장이 보인다”며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동작구청이 새로 꾸린 사고진상조사위원회에도 불참했다. 구청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구성원 범위를 넓혔다”며 학부모 대표 2명을 위원회 16명 안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임하나 학부모 대책위 공동대표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해당 내용을 접했을 뿐, 정확한 구성원이나 회의 내용을 정식으로 전달받지 못해 배제될 거 같다는 생각에 불참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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