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사가 9년 넘게 끌어온 해고자 문제를 내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중재역으로 참여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함께 쌍용차 노사가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아직 복직하지 못한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올해 안에 채용하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되, 바로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하는 인력은 6개월 무급휴직을 거쳐 내년 말까지 배치를 완료한다. 노조는 사측에 항의하는 시위와 집회ㆍ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 뒤늦게라도 노사가 대화로 원만하게 사태를 해결한 데 박수를 보낸다.

쌍용차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시작됐다. 부도 직전 상황에서 법정관리까지 신청한 사측으로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지만 생계가 걸린 노동자들은 이를 거부하며 총파업으로 맞섰다. 노사 대립은 공권력 투입으로 외형상 일단락됐지만 사회적 파장과 상처는 깊었다. 시민사회단체가 가세해 무분별한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시위와 집회가 이어졌고, 쫓겨난 노동자들은 생계의 어려움 등을 견디지 못해 30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 가족들도 절반이 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쌍용차 사태는 우리 사회가 지금도 되풀이하고 있는 노사 분규와 갈등을 집약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긴 세월 동안 사태가 악화된 이유와 책임을 어느 한쪽에만 묻기는 어렵다. 회사는 경영 논리만 앞세워 정리해고를 강행했고, 노조는 죽기 살기로 극한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정부는 대화와 타협을 유도하기보다 형식적인 법 논리만 앞세워 무리하게 공권력을 동원했다. 노사정 각 주체가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는 없었는지 고민하며 쌍용차 사태를 복기해봐야 한다.

노사 합의라는 중요한 결실을 얻었지만 쌍용차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니다. 평택공장 파업 진압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경찰은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조사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소송 취하를 하지 않고 있다. 정리해고자들이 승소했던 해고무효 소송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법원 판결로 뒤집히는 과정에서 재판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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