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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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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에

입력
2018.09.14 12:01
수정
2018.09.14 22: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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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총괄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 일가의 후계 경영을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 2009년 이후 9년간 현대차 부회장을 맡아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등 현대차의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이번에 총괄수석 부회장으로 임명되면서 앞으론 현대차를 넘어 현대차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맡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글로벌 통상 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그룹의 통합적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 조사 결과에서 한국에 25%의 관세 부과를 결정할 경우 현대ㆍ기아차는 연간 영업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손실을 보는 등 직격탄을 맡게 된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현대차의 현지시장 판매량이 지금껏 회복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조직도. 강준구 기자
현대차그룹 조직도. 강준구 기자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중국과의 통상 문제와 유럽시장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 건설 등 현대차그룹의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인사는 정 수석 부회장이 그룹사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유기적 조정하고 그룹 현안을 더욱 챙길 수 있게 한 정몽구 회장의 신중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정 회장 체제에서 정 수석 부회장 체제로 전환되는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정 수석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 월드와이드, 해비치호텔&리조트 등 완성차ㆍ철강ㆍ건설ㆍ자동차부품ㆍ금융ㆍ유통ㆍ서비스 등에 이르는 전 계열사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정 부회장 지난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다른 직함은 맡지 않았다.

더욱이 직책 상으로도 그룹 내 2인자가 됐다.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으론 기존에 정 부회장을 포함, 윤여철ㆍ양웅철ㆍ권문식ㆍ김용환 현대기아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7명이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그룹 총괄수석 부회장 자리를 신설해 나머지 6명의 부회장보다 한 계단 급을 높였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정 부회장의 활동 반경이 그룹 현안 전체로 확대되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차원”이라며 “이번 인사는 3세 경영이나 승계 과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에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앞두고 정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ㆍ합병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했으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루이스 글래스와 ISS는 물론 국내 대표 자문사들마저 '반대' 의견을 내비치자 중도 포기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분들 및 사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며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체제에서 정 수석 부회장 체제로 재편되고 자연스럽게 경영 승계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안에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계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엘리엇이 지난 6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안하자 현대차그룹이 거부하는 등 여전히 갈등이 많다. 정 수석 부회장은 향후 가장 우선적인 업무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앞으로 정 부회장을 보좌하는 젊은 임원진들이 대거 등용되며 세대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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