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서울고등법원이 무죄로 판단했던 ‘개 전기도살 사건’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 카라 제공

대법원이 2심까지 무죄판결을 받았던 ‘개 전기도살 사건’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낸 것과 관련 동물단체들이 성명을 내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는 14일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환영한다”며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동물학대를 자행한 피고인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지만, ‘사법정의’를 외면했던 하급법원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인천 소재 개농장주인 A씨는 수년에 걸쳐 수십마리의 개를 전기로 도살해 식용으로 판매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으로 기소됐으나 인천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인천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현실적으로 개가 식용을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거나 “동물보호법은 소유자가 동물을 죽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동물단체들은 사건의 고발자는 아니지만 무죄판결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소송에 개입, 3만여명 시민탄원서명과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전기도살이 왜 잔인한 범죄행위인지에 대해 적극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는 특정인이나 집단의 주관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시대의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것. 재판부는 “해당 도살방법의 허용이 동물의 생명존중 등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 동물별 특성 및 그에 따라 해당 도살방법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시간, 대상 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물단체들은 “하급심에서 ‘인간의 관점’에서 잔인함을 평가했던 것에 비해, ‘동물의 입장’에서 겪는 고통의 정도가 기준이어야 함을 인정한 것”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은 법리에도 정확히 부합할뿐더러,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쉬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를 특정하여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사건의 맥락상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 ‘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법해석에 있어서 이 부분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일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개식용 산업의 맥을 끊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