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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헤리티지(heritage) 예술 작품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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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헤리티지(heritage) 예술 작품에 담다

입력
2018.09.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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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이 제주의 헤리티지를 예술 작품에 담아 전시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야외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apmap 2018 제주’를 10월 14일까지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일대에서 진행하는 것.

제주의 자연을 주제로 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주최의 현대미술프로젝트 ‘apmap 2018 jeju - volcanic island’는 화산섬 제주의 신비로운 용암 지형과 그 위에 뿌리내린 자연의 생명력을 현대미술 작품으로 재해석해 제주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한 기획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 참여한 젊은 작가와 건축가 15팀은 제주 자연의 특성이 돋보이는 장소를 답사하고 현장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신작을 제작했다.

작품은 오설록 티뮤지엄 실내 공간에 2점, 야외 정원에 13점이 설치되었으며 조각, 설치, 건축,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관람객들은 작가의 독특한 조형 언어로 표현된 제주의 풍경을 감상하며 예술을 통한 쉼과 사색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apmap의 시작과 오늘

‘apmap 2018 jeju - volcanic island’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국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실험적 예술 창작을 지원하여 공공미술 활성화와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13년 처음 시작한 apmap(에이피맵, amorepacific museum of art project)에서 출발했다.

전시는 두 개의 파트(partⅠ,Ⅱ)로 각 4년간 전개되며 매년 새로운 주제와 작가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진행된 apmap part Ⅰ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아모레퍼시픽과 연관된 여러 장소에서 전개됐다. 2013년 통합생산물류기지인 오산 ‘뷰티캠퍼스’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제주 ‘서광 차밭’, 2015년에는 용인 기술 연구원 ‘미지움’, 2016년에는 용산 신본사 공사현장과 용산가족공원이 전시의 무대가 되었다.

apmap part Ⅱ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제주도에서 개최되며 제주도의 신화와 전설, 자연, 삶과 사람, 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의 가치를 알리고 소통하고자 기획됐다.

제주에서의 첫 번째 전시인 ‘apmap 2017 jeju - mystic birth’는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주제로 삼아 섬의 ‘신비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mystic birth’로 타이틀을 선정하고 지난해 7월 8일부터 9월 3일까지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올해 두 번째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apmap part Ⅱ의 두 번째 기획전 ‘apmap 2018 jeju - volcanic island’는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에서 지난 8월 11일 개막되어 오는 10월 14일까지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일대에서 열린다.

한편 이번 기획전을 주최하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출발한 미술관이다.

1979년 태평양박물관으로 시작하여 2009년에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 amorepacific museum of art)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미술관으로서 전시와 연구, 출판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8년 2월에 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새롭게 개관하였다.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설계하였으며 이 곳은 한국 고미술품은 물론,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새로운 형태의 전시, 그리고 한국과 외국의 현대미술품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다채로운 미술관 프로그램을 실현할 시설과 대형 강당이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예술작품으로 완성된 건축물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한국미술과 전세계의 작품이 공존하는 새로운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제주의 신비, 현대미술 작품으로 재해석

기획전 ‘apmap 2018 jeju - volcanic island’는 화산섬 제주의 신비로운 용암 지형과 그 위에 뿌리내린 자연의 생명력을 현대미술 작품으로 재해석 한 것이다.

주상절리의 수직기둥 패턴에서 추출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이용주 작가의 ‘접는 집’, 용천 동굴 속 용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ADHD 작가의 ‘켜’, 사려니 숲과 곶자왈이 품고 있는 시간의 층위를 표현한 홍범 작가의 ‘가리워진 결과 겹’ 등 제주의 독특한 지형과 자연을 재해석한 현대미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

특히 전시에 참여한 15명의 작가 팀들은 각자가 갖고 있는 개성과 예술감각으로 제주의 헤리티지를 특별한 조형 예술로 탈바꿈 시켰다.

먼저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기하학적 패턴을 생성하고 이를 구축적 형태에 적용하여 조형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는 이용주 건축가의 작품 ‘접는 집’은 갯깍 주상절리의 해식 동굴을 효율성이 극대화된 건축의 언어로 변환했다. 주상절리의 수직기둥 패턴에서 알고리즘을 추출한 뒤, 타공 패턴과 금속판의 박공 터널에 적용하여 조형적 형태를 구현하였다. 전개도 형식으로 제작되어 현장에서 접어서 완성된 구조체는 건축물의 새로운 이동 가능성을 제시한다.

개인의 경험과 깊게 연관되어 있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을 조각, 설치, 영상 등의 매체를 통해 기술하는 홍범 작가의 작품 ‘가리워진 결과 겹’은 사려니 숲과 곶자왈이 품고 있는 자연의 근원적 생명 에너지를 입체 조형으로 시각화했다. 제주에 자생하는 꽃과 풀, 곤충으로 숲의 지도를 그린 뒤, 이를 형상화한 특수 제작 아크릴을 겹겹이 쌓아 올려 자연이 품은 시간의 층위를 은유적으로 표현해 낸 것이다.

임승천 작가의 ‘프렉탈’은 중문동과 대포동에 걸쳐 발달한 주상절리의 분절된 구조에서 자연 세포의 규칙과 질서를 발견하고, 이를 DNA의 나선형 구조로 풀어냈다. 작가는 360여 개의 제주 오름을 상징하는 부조 조각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려 자기유사성과 순환성의 특징을 갖는 프렉탈 구조를 완성하였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영은, 건축가 김지하, 디자이너 정설아로 구성된 그룹 ADHD의 작품 ‘켜’는 화산 활동 시 용암의 흔적과 호수, 각종 동굴 생성물이 보존되어 있는 용천 동굴 내부를 조명, 31개의 수직 철 프레임을 선과 면이 교차되게 가공하여, 만곡형을 이루며 흘러가는 동굴 속 용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냈다.

문연욱 작가의 ‘제주 20180422 -63547’은 다각형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주상절리의 구축적 형상을 조형화했다. 철판을 원기둥 형태로 가공하여 수직 절리를 표현하고, 윗면에는 세라믹 오브제를 얹어 파도에 부딪히는 포말을 형상화화 한 것이다. 또한 작가는 웅장하고 수려하나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자연물을 접근 가능한 대상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한라산을 중심으로 주변에 분포하는 동굴, 오름, 습지와 같은 제주의 독특한 화산 지형을 디지털과 아날로그 매체를 혼합하여 재구성한 이예승 작가의 ‘점 선 면 그리고 바람’, 밀물과 썰물의 때에 따라 지형이 변화하는 고성리 광치기 해변의 조간대 풍경을 재구성한 설치 김가든 작가의 ‘빛의 순환’, 물과 마그마의 만남으로 형성된 제주 섬의 탄생 배경과 수월봉의 화산쇄설층에서 영감을 얻은 최성임 작가의 ‘황금낭’ 등 다양한 작품 15점이 관람객과 만난다.

한편 이번 전시가 진행되는 오설록 티뮤지엄은 연간 18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문화공간이다.

아모레퍼시픽이 한국 전통 차와 문화를 소개하고 널리 알리고자, 2001년 9월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차 전문 박물관이자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문화공간으로 차 전시관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디자인 건축 전문사이트인 ‘디자인붐’이 선정한 세계 10대 뮤지엄에 오를 만큼 안팎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최지흥 뷰티한국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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