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위 심의도 안 거쳐

그래픽=김경진 기자

공공기관 혁신도시 이전이 추진된 2010년 이후 수도권에 신설된 공공기관이 43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신설 기관의 과반에 해당하는 숫자로, 국가균형발전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설된 공공기관 81개 중 43개가 수도권에 배치됐다. 서울에 자리잡은 기관이 33개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와 인천에는 각각 8개와 2개의 공공기관이 신설됐다. 수도권에 두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이들 수도권 신설 기관이 지역발전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가균형발전법 시행령은 “기관의 성격과 업무상 수도권에 두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국토부 장관이 지역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하는 기관에 한해 지방 이전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의원은 “기재부가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에 따라 신설 타당성을 심사하면서 국가균형발전법의 지방 이전 조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자료 분석 결과 수도권에 신설된 43개 기관 중 상당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언급한 ‘지방 이전 추진 대상 공공기관 122곳’에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문화부 산하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과 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국토부 항공안전기술원, 산림청 한국임업진흥원,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등 22곳이 국가균형발전법에 따른 지방 이전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2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도청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상남도 2018 예산정책협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후 이 중 일부라도 지방 이전이 진행된다면 정부는 예산낭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관 설립과 이전에 비용을 이중으로 지출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설립 단계부터 국가균형발전법의 취지에 따라 적합성을 따져 미리 지방에 소재지를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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