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추가 조치 불가피한 상황… 핵 신고 약속 땐 미국 설득 탄력

시설 가동중단ㆍ폐쇄 제시할 수도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회동 중 오찬 후 카펠라 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대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의 순간도 가까워지고 있다. 일단 추가 비핵화 조치 이행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북측이 핵 신고 공약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하위 단계인 핵심 핵시설 가동중단 조치 선에서 비핵화 의지를 내보이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18일 시작되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은 어떤 식으로든 비핵화 추가 행동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회담 의제 중 하나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이 잡힌 데다,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통해 요청한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선 이번 기회에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 회의적인 미국 조야를 설득할 만한 조치가 무엇이냐다. 특사단 방북 등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핵 신고 구두약속→6ㆍ25전쟁 종전선언 채택→북미 워킹그룹 구성을 통해 핵 신고 범위ㆍ순서 등 협의 후 신고서 제출’ 순의 중재안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측이 이번에도 신고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에 대비해, 수정 대안으로 영변 핵심 핵 시설을 가동중단 및 폐쇄함으로써 선의를 보인 후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북측이 핵 신고 제안을 전격 수용할 경우 진정성 입증 측면에서는 유용성이 크다는 평가다. 과거 북핵 6자회담 등이 번번이 실패했던 검증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 역할을 할 수 있어 일단 미국 조야의 불신을 거두기에는 가장 효과적이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종전선언과 함께 남북경협 등 경제적 성과를 누리기엔 비교적 안전한 선택지다. 다만 핵 신고를 위한 워킹그룹이 가동된 이후 범위 설정 측면에서 북미 간 협상이 또다시 장기전으로 흐를 위험은 남아 있다.

영변 핵시설 가동중단ㆍ폐쇄가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핵 신고보다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실질적인 행동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종전선언의 명분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이러한 점을 이용해 핵시설 폐쇄와 종전선언의 교환을 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확률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핵 신고 약속을 제외한) 영변 핵심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만으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지속적인 진전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북측이 신고서 제출 약속을 물밑에 남겨두고 핵시설 폐쇄를 종전선언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한 선의 차원에서 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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