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월별 취업자 수 증가와 실업자 수_김경진기자
지난 달 취업자수 작년보다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기재부 “제조업 구조조정도 영향”
靑 “경제 체질 바뀌며 통증 수반”
전문가들 “영세업체 부담 커져
무인화 등 통해 인력 줄일 수밖에”

“인구ㆍ산업구조 변화에서 오는 진통이다.” (청와대, 정부)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일부 전문가)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불과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8월 고용동향’ 결과를 둘러싸고 그 원인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다. 정부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데다가 전통 제조업의 구조조정까지 겹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등을 너무 급격하게 시행하며 경기가 얼어붙은 결과라는 게 반박도 적잖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참고자료를 통해 “제조업 고용부진,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비스업 고용도 감소 전환하며 취업자 위축이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월평균 32만명이었던 15세 인구 증가폭은 지난달엔 24만4,000명까지 하락했다. 일할 사람이 줄어드니 취업자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인구 감소는 일자리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교육 서비스업(학원 등) 일자리가 3만6,000개 줄며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게 대표적인 예다.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감소하면서 관련 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지난달 제조업 일자리가 10만5,000개나 사라진 것도 분명 영향을 끼쳤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업종과 자영업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난달 도ㆍ소매업(편의점ㆍ주유소 등)과 숙박ㆍ음식점업(모텔ㆍ식당 등)에서 일자리 20만2,000개가 없어진 이유다. 또 자영업의 과당경쟁, 중국인 관광객 회복 지체 등에 따른 업황 위축 등도 영향을 미쳤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를 통틀어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구감소의 영향이나 자영업 과당경쟁 등의 요인만으로 취업자 증가 폭 급락을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산술적으로 인구감소 요인만 고려하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14만여명 정도는 돼야 한다. 지난달 15세 이상 인구증가분 23만5,000명에 지난해 8월 15세 이상 고용률 61.2%를 대입해 나온 수치다. 그러나 실제로는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조업 구조조정, 자영업 과당경쟁 등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도 문제가 된 부분이다. 지난해 월 평균 31만6,000명이었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고용 둔화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저임금 노동자 임금상승’이란 도식을 기대했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영세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입장에선 이를 피해갈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며 “무인화를 통해 인력을 대체하거나 기존 근로자를 해고한 뒤 가족을 동원하는 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도 "고용지표 쇼크에는 물론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제조업 부진 등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등 기업에 너무 급격한 비용 부담을 주는 정책이 도입되며 일자리 감소의 기폭제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내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둔화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다시 엇박자가 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고용부진은 구조적ㆍ경기적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최저임금 등 일부 정책에서 효과(영향)가 있었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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