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역. 뉴시스

서울시내 지하철역 가운데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이 최근 3년 동안 성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으로 확인됐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시 내 지하철에서 발생한 성범죄(불법촬영과 추행 등) 503건으로 이 중 고속터미널역이 가장 많은 65건을 차지했다. 2위인 사당역(28건)과는 두 배 이상 차이다. 고속터미널역은 2016년과 2017년에도 전체 성범죄 발생 1위(131, 231건)를 기록했다.

고속터미널역에서는 불법촬영보다 열차와 역내 혼잡을 틈탄 성추행 범죄 발생이 압도적이었다. 불법촬영 범행 12건이었던 반면 성추행은 53건으로 4배 이상이었다. 2016년에는 전체 성범죄 131건 중 103건이 성추행이었다.

원인으로는 3ㆍ7ㆍ9호선이 겹치는 교통의 요지인데다 인근에 백화점과 버스터미널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첫 손에 꼽힌다.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고속터미널역 일평균 승하차인원(올 8월 기준)은 28만9,378명으로 서울 내 지하철역 중 가장 유동인구가 많다. 서울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 같은 곳에서 일어난 추행은 혼잡한 것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혹시나 발각돼도 ‘지나가다 스쳤다는 식’으로 변명하기 쉽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특히 환승객으로 붐비는 에스컬레이터는 불법촬영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7호선에서 3호선이나 9호선으로 갈아타는 구간의 에스컬레이터의 길이는 19.2m에 이르는데, 이 곳은 불법촬영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달 13일 오후4시쯤 이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선 여성의 하체를 휴대폰으로 촬영한 30대 남성이 현장 단속 중이던 지하철경찰대 수사요원에게 붙잡혔다.

민 의원은 "시민들께 편리함을 제공해야 할 지하철이 각종 성범죄가 일어나는 공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지하철이 시민들의 발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범죄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