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14일 개성공단에서 개소식을갖고 업무를 시작한다. 사무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남북 협의는 진작 끝났지만 경유 등 필수 물자의 북한 반입에 따른 대북제재 위반 논란과 북미 관계 악화로 예정보다 한달 가까이 지연됐다. 남북이 상주하는 연락채널이 휴전 이후 처음 가동된다는 점에서, 또 한반도 평화정착의 고비가 될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의미는 적지 않다. 풍성한 결실을 맺도록 잘 가꿔가야할 사안이지, 당파적 편견으로 폄훼할 일은 결코 아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업무와 기능은 교섭ㆍ연락, 당국간 회담ㆍ협의, 민간교류 지원, 왕래인원 편의 등이다. 남측 소장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측 소장은 조평통 부위원장이 각각 겸직한다. 양측 소장은 주 1회 정례회의는 물론 필요 시 협의 때도 상시 교섭대표를 맡는다. 2차례 대북 특사단 일원으로 활동한 천 차관이나 북측 소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의 위상을 감안하면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를 보완하는 채널로서 부족함이 없고 그만큼 기대도 크다.

통일부 논평은 이런 평가와 기대를 잘 대변한다. “연락사무소는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을 위한 상시적 협의ㆍ소통 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며 “24시간 365일 소통을 통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미간 비핵화 협의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다. 하지만 공동연락사무소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의 하부 구조다. “남북관계가 비핵화 문제를 앞질러가서는 안된다”는 미국의 우려와 경고를 흘려들으며 ‘우리끼리’를 외칠 수 없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이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이라는 믿음 아래 “올해 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남북 및 북미 합의의 진도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은 연락사무소에 관한 논평을 자제해왔지만 남북관계의 과속에 대한 의구심을 거둔 것은 아니다. 한미 간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동연락사무소를 로키로 운영하며 ‘휴전 후 첫 상주채널’ 가동이 옳았음을 보여주려는 남북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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