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노동자 절반, 퇴근 후 업무SNS 시달려…응답자 4분의1 디지털화로 업무량↑

게티이미지뱅크

#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파는 A씨는 퇴근 후에도 울려대는 단톡방(단체대화방)이 스트레스다. 상사가 교체해야 하는 손님 시범용 화장품 목록을 적어 보내면 휴일에도 바로 답해야 한다.

# 백화점 직원 B씨는 쉬는 날에도 공지사항을 보내는 카톡 메시지에 시달린다. 급한 일도 아닌 직원 대상 사내 캠페인 내용 등을 찍은 사진을 근무 시간 외에 받아보는 게 일상이다.

서비스 노동자들이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퇴근 후에도 1주일 평균 2.3회 업무지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연락으로 집에서 일한 시간은 1주일 평균 1.3시간으로 집계됐다.

12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밝힌 ‘서비스 노동자 삶의 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휴일이나 퇴근 후에 업무지시를 전달받았다고 응답했다. 이중 54.6%가 카카오톡, 라인, 텔레그램, 밴드 등으로 업무지시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백화점, 면세점, 마트, 호텔관광 서비스 노동자 2,283명을 대상으로 5월~6월에 진행됐다.

이번 조사 결과 디지털화로 업무량이 늘어났다는 응답이 25.1%에 이른다. 업무량 변화가 없다는 답변이 68.9%로 가장 많았지만 줄었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감시와 통제 관련 응답에서도 부정적 답변이 두드러졌다. 디지털화로 자신의 업무(성과)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이전보다 늘었다는 답은 25.6%인 반면 줄었다는 경우는 4%에 그쳤다.

현재 국회에는 정보통신 기술과 스마트 기기 활용 관련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이 3개 제출돼 있다. 근로기준법 6조2를 신설해 ‘노동자 사생활 보장’ 혹은 ‘노동자 자유의 침해 금지’를 명시하는 개정안 등이다.

서비스연맹은 “디지털화로 노동인권 침해 형태가 변했다”며 “이번 조사는 서비스 노동자의 노동인권 실태와 장시간 노동 개선, 사생활 보호 등을 조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연맹 등은 15일 오후 3시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이 같은 조사를 발표하고 관련 정책토론회를 연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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