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Frame) 전쟁 또는 프레임 싸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Frame’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뼈대, 구조, 틀, 액자, 테두리 등의 뜻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프레임 싸움이란 어떤 틀이나 테두리 안에서 논의를 하든지 싸움을 하든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유리한 구조나 틀 안에서 얘기를 하고 그래서 주도권을 자기가 가지려는 것입니다.

요즘 경제 성장론을 가지고 프레임 싸움이 한창입니다.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론을 가지고 정책을 짜고 추진하다가 최저임금 문제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자 야당이 출산 주도 성장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주도 성장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과거 수출이 주도하는 성장론, 그러니까 대기업이 수출하여 돈을 많이 벌면 전체 경제가 성장하고 그 낙수 효과로 서민을 포함하여 전체 국민이 잘살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성장론이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성장론이었지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전체 경제는 성장하는데 대기업만 돈을 벌고 낙수효과가 없으니 이제는 전체 국민의 소득이 늘어나야 소비가 늘어나고, 소비가 늘어나야 경제도 좋아진다는 소득 주도 성장론이 나온 거지요. 그런데 이 성장론과 정책이 최저임금의 상승과 함께 여러 면에서 난항을 겪게 되자 야당이 다른 성장론을 들고 나온 것이고, 그것이 출산 주도 성장론입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어떤 성장론이 좋으냐가 아닙니다. 저는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신문의 이 지면도 경제를 논하는 곳이 아니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입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정치인들이 경제 정책이나 성장론을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고 해도 좋지만 프레임 싸움에서 이기려고 자녀 출산 문제를 여기에 끌고 들어오고, 무엇보다 경제 성장을 위해 출산을 장려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출산의 증가를 위해 경제를 얘기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런데 경제의 성장을 위해 출산을 장려하고 증가케 하자니 이 얼마나 잘못됐고, 그것도 자기들의 프레임 싸움에서 승리하려고, 정치적으로 출산을 끌어들이는 것이니 이 얼마나 망발입니까?

그래서 저는 이 참에 요즘 젊은이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봤으면 합니다. 제가 알기로 출산의 장려는 벌써부터 해왔고 야당 대표의 지적대로 많은 돈을 투자해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결혼한 여성의 출산율이 2000년에 1.7이던 것이 2016년에는 2.2로 높아졌다는 통계를 봤습니다. 그럼에도 전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출산 장려금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때 결혼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결혼을 하고 안 하고, 애를 낳고 안 낳고의 이유를 돈만의 문제로 보고,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결혼도 그렇고 애를 낳는 것도 그렇고 아주 종합적인 문제라는 얘기이고 행복의 문제라는 얘기지요.

쉽게 얘기해서 결혼을 하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 결혼율이 높아질 것이고, 아이가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 출산율이 높아질 거라는 단순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행복이란 만족의 문제이고, 두루 종합적으로 만족할 때 행복한 거지요. 인간의 욕구와 바람은 참으로 많고 다양한 것인데 마치 돈으로 다 해결해줄 수 있는 것처럼 어떻게 얘기합니까? 저의 조카들을 포함하여 제 주변에 가난한데도 결혼하고, 가난한데도 애를 낳고, 가난한데도 행복한 젊은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이 뭘 말하는 것입니까? 돈을 1억원씩 주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설사 줄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행복한 결혼을 보장해 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좀 더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겠습니다.

김찬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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