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관계에 있던 여성 3명을 성폭행ㆍ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김문환(53) 전 에티오피아 대사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달 14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던 법원은 김 전 대사에 대해서는 ‘업무상 위력’ 행사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12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ㆍ청소년 관련 기관에 대한 3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김 전 대사는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재외공관장으로서 교민들을 보호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일 책임 있는 지위에 있음에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피해자들을 추행하고 간음에 이르렀다”며 “별다른 죄의식 없이 대범하게 성폭력 행위까지 이르렀고, 죄질이 대단히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김 전 대사는 에티오피아 대사로 근무하던 2015년 하급직원 A씨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성관계를 맺고, 다른 여성 2명을 각각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김 전 대사 측은 “업무상 지휘ㆍ감독관계에 있지 않았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박 판사는 "관계 법령과 피고인의 지위에 따른 영향력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지휘ㆍ감독을 받는 지위로 봐야 한다"며 "위력에 의해 간음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건 발생 전에 어떠한 친분관계도 없었고, 사건 당일에도 이성적 호감이 발생했다고 보일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불안과 공포로 인해 심리적으로 얼어 붙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피고인 역시 피해자가 이성적 감정으로 정상적인 성관계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판사는 추행 혐의 한 건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인정했으나 다른 한 건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직접 진술'이라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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