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보고 추정 문건 만으로는 혐의 소명 부족”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11일 오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일보

삼성전자 노조 와해 공작의 ‘정점’으로 지목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보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건들의 존재만으로는 공동정범에 이를 정도로 혐의사실에 관여했다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인사팀장, 인사지원그룹장의 진술 등에 의해 구체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장기간 수사를 통해 증거자료가 충분히 수집돼 있다”며 “핵심 관여자들 대부분 구속돼 상호간 말을 맞출 염려가 없는 등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하며 노사관계 업무를 총괄했다.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노조가 설립되자 이 의장이 노조 와해 공작을 지시하고 보고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위장 폐업 및 재취업 방해, 노조원 불법 사찰, 비노조원 일감 줄이기 등 공작이 본사 지시로 이뤄진 정황을 다수 확보한 상태다.

이 의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반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와해 의혹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에서 노사 업무를 총괄했던 강모 부사장 등 공작에 연루된 임원들의 사법처리 방향도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금속노조 삼성지회(옛 에버랜드 노조)가 고소한 노조 와해 공작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앞서 삼성지회는 2013년 10월 ‘S사 노사 전략’ 문건을 근거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고소했으나, 당시 검찰은 에버랜드 임직원 4명만 약식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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