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워드 책 '공포' 공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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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ㆍ주한미군 비용 묵과 못 해”
수 차례 통화하며 거세게 몰아붙여
문 대통령은 “당신과 협력”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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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북핵 선제타격 검토 지시
김정은 교체 ‘맨 체인지’ 작전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부 혼란 고발한 밥 우드워드 신간-‘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올해 초까지 문재인 대통령과의 수 차례 전화통화에서 심각한 외교적 무례를 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김정은 정권의 교체를 검토했으며, 임기 막바지에는 대북 선제타격 계획까지 수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함부로 대한 트럼프

이 같은 사실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미국 원로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11일(현지시간) 출간한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포함됐다.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문 대통령과 수 차례 전화통화를 하면서 매번 문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격렬히 비난하며, “연간 180억 달러(20조원)에 달하는 무역적자와 2만8,500명의 주한미군에 투입되는 35억 달러를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맘에 들지 않던 문 대통령에게 “180일 안에 FTA를 끝내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고 싶다. 당신들은 우리를 착취하고 있다. 안보와 통상을 별개 문제로 다루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줄곧 달래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우드워드는 문 대통령이 (시종일관) 유화적 자세로 “안보와 통상은 얽혀있는 이슈이며, 트럼프 대통령 당신과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소개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와 한미동맹은 물론이고 한국의 지도자를 경시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례함이 도를 넘어서면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등은 문 대통령이 ‘더 이상 못 참겠다’며 반발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대목도 등장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이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러시아, 이란, 시리아, 북한보다 동맹인 한국에 대해 더 화를 낸다”며 서로 씁쓸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오바마도 김정은 제거 검토했다

우드워드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2016년 9월9일,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듣고 북한 선제타격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위협이 정확한(외과수술 방식의) 군사 공격으로 제거될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할 시간이 됐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 지시로 이뤄진 한달 간의 조사에서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은 “미국이 식별할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 시설의 85% 가량을 타격해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반격하는 과정에서 단 한발의 핵무기만 남한에 떨어져도 수 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미 국방부는 북한 핵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정확히 찾아내 완전히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상군 침투라고 보고했으나, 이 경우 핵무기를 이용한 북한의 반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었고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했던 것처럼 김정은 대신 다른 인물로 북한 지도자를 교체하는 ‘맨 체인지’ 작전도 검토했다고 우드워드는 주장했다. 트럼프 정권 역시 비슷한 내용을 논의했는데, 지난해 9월말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맥 매스터 보좌관과 켈리 실장에게 “중국이 핵심이다. 우리가 아니라 중국이 김정은을 죽이고, 중국이 통제할 수 있는 북한 장군으로 지도자를 교체해야 한다. 아니면 중국이 김정은을 통제해서 핵 개발을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기술했다.

미 정보당국, ‘김정은이 아버지보다 한 수위’

미 정보 당국은 북핵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서 김정은을 김정일보다 더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론ㆍ만평 등에서 미치광이처럼 묘사되는 것과 달리, 아버지인 김정일보다 북핵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있어 효과적인 지도자라고 판단했다. 김정일은 핵 실험에 실패한 과학자들을 처형하는 데 급급했지만, 김정은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신념으로 실패를 용납하고 대신 핵 기술을 더욱 진전시켜 나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우드워드는 김정은이 무슨 이유로 핵 추구에 열을 올리는지에 대해선 미 정보당국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는 “무엇이 김정은을 (핵 추구로) 몰고 가는지, 그의 발화점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존 켈리 비서실장 임명 비화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참모도 자기 멋대로 임명하고 해고했다. 첫 비서실장인 라인스 프리버스가 사직서를 제출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버스에게 ‘후임으로 존 켈리는 어떠냐’고 물었고, 프리버스는 “훌륭하다”고 답했다. 잠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존 켈리를 비서실장에 임명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그날 밤 켈리 실장이 프리버스에게 트위터가 나올 때까지 전혀 몰랐다며 화를 냈고, 다음날에야 비서실장 자리를 수용했다. 당시 켈리 실장은 수 시간 동안 연락을 끊었는데, 그 시간 부인을 설득했다는 게 우드워드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측근에게 주저 없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2017년 8월18일에 고위 보좌진에게 “나는 방금 배넌을 해고했다. 그가 북한이랑 군사옵션 없다고 말한 거 봤나? 개자식”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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