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새 장관과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11명의 후보자 중 최소 5명이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고 다른 후보자도 다운계약서 작성,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등 크고 작은 논란에 휘말려 있다. 고위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적격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당연하지만, 특히 ‘헌법 준수’의 막중한 책무를 부여 받은 헌법재판관들의 도덕성 시비는 유감스런 일이다. 설혹 청문회를 통과하더라도 이들이 내리는 판결에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1일 열린 청문회에서 드러난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의혹은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 조세 탈루, 다운계약서 작성 등 ‘비리 종합세트’를 방불케 했다. 무려 8차례에 걸친 위장전입은 이 후보자가 밝힌 자녀 양육 차원으로만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위장전입 중독”이라는 야당 의원의 질타대로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후보자의 해명을 받아들인다 해도 지난해 11월 청와대가 발표한 고위공직 임명 배제 7대 기준 가운데 ‘2005년 7월 이후 부동산 투기 또는 자녀 학교배정 관련 위장전입 2건 이상’ 원칙에 위배된다.

전날 청문회에서 3차례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한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그 중 2건이 청와대가 문제 삼기로 한 기준 이후에 해당됐다.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아파트 매매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고, 과거 과태료 미납과 지방세 체납으로 공세를 받았다. 하나같이 청와대가 정한 인사기준에 미흡한 사례들이다.

보다 엄격한 도덕성과 법 수호 의지에 충실하지 못했던 당사자들의 책임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이런 결격 사유가 걸러지지 않은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이은애 후보자와 이석태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 몫으로 추천됐다. 김 대법원장이 취임 후 헌법재판관 지명권을 후보추천위원회에 위임했으나, 인사검증 소홀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김 후보자를 추천한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후보자들은 스스로 합당한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청와대도 기준 미달 후보자 임명 여부를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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