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공유제 한계 넘는 이익 분배
대기업 “시장 원리 어긋나”
“모든 기업 거래에 적용” 기대도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한 이익을 사전에 계약한 기준에 따라 나눠 갖는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를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성과공유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새로운 이익공유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제조업 기반의 일부 대기업은 “성과공유제가 운용되고 있는데도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제도를 추가로 법제화하는 것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성과공유제’와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중인 ‘협력이익공유제’는 대ㆍ중소기업 간 협력의 결과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그 취지가 다르지 않다. 다만 두 제도는 공유대상 범위에서 큰 차이가 있다. 성과공유제는 대기업이 협력사인 중소기업의 생산 혁신 활동을 지원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원가절감’ 등의 결과물을 나누는 것이지만,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거래해서 얻은 이익 중 중소기업이 기여했다고 인정하는 부분을 사전에 약정한 기준에 따라 중소기업과 나눈다. 즉 협력이익공유제 시행 배경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거래해서 얻은 이익에는 중소기업의 기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일부 대기업은 바로 이 부분에서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에 거부감을 느낀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 얻은 이익을 중소기업과 공유하라고 강제(법제화)하는 것이 시장 경제원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제도 시행은 현행 성과공유제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율적인 계약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법제화는 제도를 도입한 대기업에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근거마련용으로 제도 시행을 강제화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호현 중기부 상생협력국장은 “중소기업의 기여를 인정할지 또 그 성과를 얼마나 나누는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기업이 결정할 문제”라며 “다만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여를 인정하고 성과를 나누는 대기업에 대해서 인센티브를 줘 제도 활성화를 촉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라고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에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거래하는 중소기업과 성과를 나누고 있지만 ‘성과공유’ 사례로 인정받지 못했던 유통과 IT 업종 대기업들은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에 관심을 보인다. 협력이익공유제가 중소기업의 ‘원가절감’ 등 제조업 현장에서나 가능한 일부 사례에 국한하지 않고 위탁 판매, 신기술 개발,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ㆍ중소기업 협력을 성과공유 사례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성과공유제는 부품구매ㆍ조립생산 등 저위험 저부가가치 협력사업 등에만 적용하지만 협력이익공유제는 대ㆍ중소기업 거의 모든 거래에 적용할 수 있다”며 “그동안 거래하는 중소기업과 성과를 공유하고 있었음에도 세제 등의 혜택을 못 받았던 일부 유통ㆍIT 기업들은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에 관심을 두고 정부에 어떤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를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정부는 다음 달 안에 인센티브 방안을 포함한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를 위해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4건의 관련 법안이 소위에 계류돼 있다.

손후근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과 과장은 “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인센티브 방안을 확정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인센티브 폭은 시행 중인 성과공유제 수준의 세제 감면을 포함해 동반성장지수 평가 우대, 공정위 협약이행 우대 가점 등의 비재무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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