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U-21대표팀 사령탑 올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목표 제시
국가대표 맡고있는 리피 감독까지
70대 감독 2인 연봉 352억원 써
마르첼로 리피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중국의 스케일은 역시 남다르다.

중국축구협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21세 이하(U-21) 대표팀 사령탑에 거스 히딩크(72ㆍ네덜란드)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 히딩크 감독의 당면 목표는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중국 국가대표 지휘봉은 2016년 10월부터 마르첼로 리피(70ㆍ이탈리아) 감독이 잡고 있다. 히딩크와 리피 모두 70세 이상 고령이고 전성기를 구가하는 지도자라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세계 축구에 한 획을 그은 명장인 건 분명하다. 리피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1996년)와 월드컵(2006년)을 모두 제패한 최초의 감독이다. 히딩크는 월드컵 4강(네덜란드, 한국)과 16강(호주), 유럽축구선수권 4강(러시아) 등의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연봉은 리피 300억원, 히딩크 52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거스 히딩크 중국 올림픽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 모두 앞으로 한중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국가대표는 한국과 중국이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 한 조다. 한국은 중국과 역대 전적에서 18승13무2패로 크게 앞서지만 리피 감독 부임 후에는 1무1패로 오히려 뒤진다. 파울루 벤투(49)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설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림픽대표의 경우 도쿄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칠 수 있다. 올림픽 본선에 가려면 내년 3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을 통과한 뒤 2020년 1월 본선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조 추첨 결과에 따라 격돌이 가능하다.

중국이 두 사령탑을 모셔오는 데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지만 ‘감독 한 명이 바꿀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 ‘펩(맨체스터 시티 감독)이랑 무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가 동시에 와도 중국 축구는 안 된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그만큼 중국은 최근 국제무대에서 졸전을 면치 못했다.

아시안컵의 경우 자국이 개최한 2004년 대회 준우승 이후 2007년과 2011년은 조별리그 탈락, 2015년은 8강에서 떨어졌다. 올림픽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오른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빼면 자력으로 본선 티켓을 딴 게 30년 전인 1988년이다.

월드컵 성적은 더 처참하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건 2002년 한일 대회다. 한일이 공동 개최국이라 아시아 예선을 치르지 않는 바람에 어부지리였던 측면이 크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은 고사하고 아시아 최종예선도 오르지 못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는 최종예선까지 갔지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해 3월 중국 창샤에서 벌어진 한국과 중국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0-1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반면 중국 선수들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주최하는 2026년 월드컵부터는 참가국이 기존 32개에서 48개로 확대된다. 4.5장 배정됐던 아시아 쿼터도 8장으로 늘었다. 이를 두고 중국에 월드컵 본선이라는 선물을 안기기 위한 꼼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은 마지막 32개국 체제인 카타르월드컵에서 본선 티켓을 따야 무성한 뒷말을 잠재울 수 있다.

리피와 히딩크의 ‘투 트랙’ 전략에 대해 중국 내에서는 묘한 이야기도 나온다. 리피 감독 계약기간은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인데 여기서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리피가 나가고 히딩크가 대표팀 지휘봉까지 물려받을 거란 시나리오다. 어쨌든 확실한 건 중국이 검은 고양이든(리피), 흰 고양이든(히딩크) 쥐(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는 반드시 잡겠다며 사활을 걸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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