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목사의 설교 장면. 유튜브 캡처.

전북 익산에서 시작된 예장통합 총회가 관심이다. 관심의 폭이 커서일까. 지방에서 열린 점도 감안했겠지만, 총회 진행을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SWe4RT0Tjvg)로 생중계까지 한다. 총회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딱 하나, 김삼환ㆍ하나 부자 목사의 명성교회 세습을 뒤집을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전망과 의견은 분분하다. 세습 철회 결정을 이끌어 낼 수는 있을까, 이끌어낸다 한들 명성교회가 순순히 따를까, 결국 교단 분열의 우려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봉합 수준에서 끝나는건 아닐까 등등.

▦ 기독교 하면 1984년부터 1994년까지 독일 대통령을 역임하며 ‘독일의 양심’으로 존경받았던 리하르트 폰 바이츠체커가 생각난다. 목사이자 기민당(CDU) 소속 보수 정치인이었던 그는 어느 자리에서 ‘기민당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바이츠체커의 대답은 이랬다. “기민당의 C(Christliche)는 자기 자신에 대한 다짐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지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개념으로 오용하라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 고귀한 목표였는데, 당의 대내외 활동 가운데서 종종 위반되곤 했다.” 그리스도적 삶이란, 남더러 뭐랄 것 없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 교계에선 김하나 목사에 대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경 공부 수준도 높고, 설교도 곧잘 하며, 젊은 교인들과 관계도 좋다는 점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서다. 세습하지 않겠다며 나갔던 새노래명성교회 또한 나쁘지 않은 교회로 꼽혔다. 그 때문에 세습 이전에는 ‘김하나 목사 정도라면 굳이 물려받지 않더라도···’라는 낙관적 평이 돌기도 했단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달랐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꾸며댈 수 있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 따라 내려진다.

▦ 기독교가 ‘개독교’라는 모멸적 호칭으로 불린 지 오래다. 이해는 하지만, 잔혹했던 20세기 한국 현대사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런 종교라도 없었다면 어디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을까 싶다.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초대형 교회의 존재 자체가 위안을 찾아 헤맨 우리 부모, 조부모 세대의 눈물 같다. 다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이전 세대인 김삼환 목사나 장로들이 아니라, 김하나 목사에게 묻고 싶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신의 선택은, 세습인가.

조태성 문화부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독일의 양심'으로 불렸던 바이츠체커 독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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