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명 文정부 주요보직 포진... 장하성-김동연 갈등이 대표적 사례

지난해 5월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참여연대 출신인 장하성(맨 왼쪽) 정책실장, 조국(맨 오른쪽) 민정수석 등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정부의 또 다른 별칭은 ‘참여연대 정부’다. 정부를 이끌어 가는 주요 보직에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출신 인사가 60여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런 개혁 성향의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은 정부 정책에 직접 관여하며 보수적인 기존 관료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 간 충돌에 일각에선 국정 표류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참여연대의 ‘전방위’ 진출

14일 한국일보가 1994~2018년 참여연대 정기총회 자료집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선출직을 포함해 현 정부(청와대ㆍ행정부ㆍ공공기관장)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연대 출신 인사는 25명이나 됐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해당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각 부처마다 설치된 적폐청산 혹은 개혁기구 등 범(汎)정부 기구에 참여한 인사(37명ㆍ중복 제외)까지 포함하면 모두 62명까지 늘어난다.

먼저 청와대에는 장하성 정책실장(경제민주화 위원장ㆍ이하 참여연대 활동 당시 직책) 조국 민정수석(사법감시센터 소장) 김수현 사회수석(정책위 부위원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김성진 사회혁신비서관(경제금융센터 소장)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사회복지위 실행위원)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국제인권센터 실행위원) 탁현민 의전실 선임행정관(문화사업국 간사) 홍일표 정책실 선임행정관(간사) 등도 참여연대 출신이다.

행정부에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공동대표)을 비롯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경제개혁센터 소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사법감시센터 소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자문위원) 등이 포진해있다.

산하단체장으로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참여사회연구소 연구위원)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사회복지위 실행위원)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운영위원)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참여사회연구소 소장)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자문위원) 등이 있다. 김진욱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간사)과 김창수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참여사회연구소 연구위원)도 참여연대에 몸 담았다.

각종 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연대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참여사회연구소 연구위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기획자문위 위원→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적폐청산) 위원장→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TF(적폐청산) 위원장→정책기획위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보유세 개편안)’ 등을 역임했다.

국민들이 직접 뽑은 선출직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창립ㆍ사무처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창립ㆍ집행위원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정책위원) 등이 세를 떨치고 있다.

◇”타성에 젖어서” “정책 문외한이…”

정권 교체와 함께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참여연대 출신 ‘어공’들이 정부 요직을 꿰차면서 ‘늘공’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어공들은 공무원 조직이 관성에 따라 일하고 자신의 업무가 아니면 하려고 하지 않는 타성에 젖어 있다며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는 반면 늘공들은 시민단체 출신들이 현실과 괴리된 이상을 추구하는 ‘정책 문외한’이라고 폄하한다. 장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이의 끊이지 않은 갈등설은 이를 대변한다. 두 사람은 최저임금 등 굵직한 정책 현안마다 사사건건 충돌했다. 안경환 전 법무장관 후보의 낙마도 적격 여부를 떠나 40년이 지난 ‘몰래 결혼’이라는 비밀스러운 개인사를 늘공들이 흘려 견제한 것이란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부처 외부 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에서도 참여연대 출신과 해당 부처 늘공들이 부딪치고 있다. 경제부처 외부TF 위원인 참여연대 관계자는 “TF의 사무처 역할을 하는 부처 공무원들이 자료 제공에 비협조적이거나, 개혁에 반하는 방향으로 TF 위원들을 ‘여론몰이’ 하곤 한다”고 비판했다. 재정개혁특위가 임대소득 과세 강화,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 등을 추진하자 세제 당국인 기재부가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런 예다. 경제부처 고위 관료 A씨는 “세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해 비현실적인 ‘모범답안’을 만든 휘 그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관료 기득권 지키기’라고 비판하니 이들의 얘기에 아예 귀를 닫게 된다”고 토로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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