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의료민영화 꼼수”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차 일자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신(新) 성장산업인 바이오헬스와 소프트웨어(SW), 지식재산(IP) 분야에서 2022년까지 10만개가 넘는 민간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축인 혁신성장과 공정경제의 이음새에서 일자리 창출 동력을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향후 법 개정 등이 뒤따라야 하는 것들이 많아 실현 가능성을 아직 장담하기 이른데다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기존에 내놓은 대책 등과 겹치는 부분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노동계는 ‘의료 민영화’를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7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자리 창출 대책을 논의ㆍ의결했다.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이날 “국민들은 고용지표에서 신규취업자 증가가 부족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며 “앞으로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위는 이날 대책을 포함해 향후 제8ㆍ9차 회의를 통해 연내 총 50여만개의 민간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일자리위가 내놓은 대책은 크게 ▦바이오헬스 신성장동력 육성 ▦SW 일자리 창출을 위한 4차 산업시대 혁신성장 ▦지식재산 기반 민간일자리 창출 등 세가지다. 우선 가장 큰 규모의 4만2,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제약ㆍ의료기기ㆍ화장품 산업 육성과 벤처창업 활성화, 전문인력 양성, 미래신산업 육성 및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을 추진한다. 제약의 경우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의료기기 개발 지원도 확대해 마이크로 의료로봇 등 혁신형 의료기기 연구개발(R&D)을 늘리기로 했다.

SW 분야에서는 인재양성과 산업 생태계 혁신, 혁신기업 육성 등에 집중한다. 대학 SW교육의 혁신모델을 늘리고, 전공이나 학력, 국적 제한 없이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설립해 관련 실무인재 4만 명을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공공부문의 불합리한 발주 관행도 대폭 개선해 발주자의 무분별한 과업 변경 등을 방지하는 방안도 담겼다. 지식재산 분야에서는 학생과 대학, 기업 3자 협약으로 대학이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기업이 채용하는 취업연계형 지식재산 인재양성 사업을 벌인다. 또 중소ㆍ벤처기업의 지식재산 기반 혁신 성장 촉진 등을 통해 직접 일자리 1만1,000개와 간접 일자리 3만5,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날 정부의 발표를 두고 “의료민영화와 직결된 부적절한 안건”이라고 비판했다. 안건 중 바이오헬스 일자리 창출의 골자인 제약ㆍ의료기기 산업 육성이 의료민영화의 길을 터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전날 바이오헬스 관련 안건 철회를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일자리위 본회의에 불참했다. 한국노총 역시 “바이오헬스 분야는 보건ㆍ의료분야의 영리화 의도를 일부 담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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