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갈 때 아내와 다른 차 이용
“귀국 당일 쿠웨이트서 수액 맞아
공항서 발열 증상 측정 안 된 듯”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손 소독제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확진 환자 A(61)씨가 인천공항 검역장에선 “설사 증상이 괜찮아졌다”고 말해 통과했지만, 정작 마중 나오기로 한 아내에게는 “마스크를 끼고 오라”고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할 때 아내와 다른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A씨가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행동했을 것이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0일 “A씨가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며 자가용으로 마중 나온 부인과 다른 차량(리무진 택시)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 시민건강국 생활보건과 소속 강모 역학조사관은 9일 저녁 시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환자는 현지나 공항에서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이 없었다’고 했는데, 아내에게는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역시 10일 중간조사 발표에서 “A씨 아내가 마스크를 쓰고 공항에 온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질본은 “A씨가 중동을 많이 다녔기 때문에 가족들도 학습효과가 있어 아내가 마스크를 썼고, 특히 지인이 마스크를 쓰라는 권유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A씨 발열증상이 공항 검역장에서 측정되지 않은 것은 쿠웨이트 의료기관에서 수액주사를 맞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A씨는 7일 입국 당시 공항에서 검역관이 ‘약을 처방 받은 적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고, 고막체온측정기 기록도 36.3도로 정상 수치였다. 하지만 조사관은 “A씨가 지난달 28일부터 소화기ㆍ오한 증상이 있었고, 의료기관을 2번 방문했다고 한다”며 “머물고 있던 쿠웨이트 알주르가 공장단지여서 의료기관이 없어 50㎞ 떨어진 망가프 의료기관에 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지난 4일 입국하려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 연기하고, 귀국 당일에도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공항에 갔다고 한다”며 “아마도 열 측정이 안됐던 것이 수액이나 약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이상원 질본 위기대응총괄과장은 “삼성서울병원 진료 기록에 현지에서 수액을 맞았다는 내용은 없다”며 “체온은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수액 때문에 체온이 떨어졌다는 건 약간 성급한 해석”이라고 다른 의견을 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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