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엔 골든타임 놓치며
20일 만에 확진자수 108명까지
의심환자 중 영국 여성만 음성 확진
5명은 2차 검사 기다리는 중
쿠웨이트 거주 유사증상 직원도
현지 병원서 최종 음성 판정
“일상접촉자 417명에 달해…
최대 잠복기 2주 안에 판가름”
10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방역 요원들이 방역 전문용 살균소독제를 이용해 입국장을 소독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환자 A(61)씨가 지난 8일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이틀이 흐른 10일까지 추가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이틀 간 추가 감염자가 2명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중대 고비는 넘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의심환자로 분류된 6명 중 5명이 여전히 2차 검사를 거쳐야 하는 데다, 최대 잠복기까지는 한참 남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의심환자로 분류된 이는 외국인 승무원 1명과 항공기 탑승객 5명 등 총 6명이다. 보건당국은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잔뜩 긴장하고 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1,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A씨 회사 직원 1명도 메르스 유사증상을 보였지만 현지 보건당국을 통해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메르스 유사증상이 있거나 우려되는 국민 11명은 쿠웨이트 보건부가 지정한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받았고, 전원 이상 없음으로 판정됐다”고 말했다.

이번 양상은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확연히 비교된다. 2015년 당시 첫 메르스 확진자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 시설물 제조업에 종사하다 귀국한 B(68)씨로, 5월4일 귀국한 뒤 16일 만인 5월20일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에는 국내 병원과 보건당국이 메르스에 대한 이해가 적었고 대응체계도 허술했던 탓에 B씨는 5월12일부터 일주일 간 충남 아산서울병원, 경기 평택성모병원, 서울 365열린의원, 삼성서울병원을 전전했다. 이 과정에서 감염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당일 그를 간호한 부인 C(63)씨의 감염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B씨와 5시간 가량 병원 2인용 입원실을 함께 사용한 D(76)씨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틀 새 2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초동대응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B씨 확진 열흘 만인 5월30일에는 확진자 수가 15명을 기록하더니, 20일 만인 6월10일에는 108명으로 불어나는 등 감염 속도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이번에는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이틀 동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만큼 꽤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A씨의 경우에도 1차 검사 항목 중에 일부는 음성, 일부는 양성으로 나왔다가 확실치가 않아 2차 검사에서 양성 확진을 받았다. 현재 6명 중 영국인 여성 1명만 2차 검사에서 음성 확진을 받았을 뿐 5명은 아직 1차 검사 결과만 받아든 상태다. 이상원 질본 위기대응총괄과장은 “메르스 진단에는 기관지 위쪽(상기도)인 코의 분비물 등과 기관지 아래(하기도)에서 채취한 가래 등 검체가 쓰이는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2차 검사를 진행한다”며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밀접ㆍ일상접촉자가 이날 기준 각각 21명, 417명에 달한다는 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메르스 잠복기는 짧게는 이틀, 길게는 14일이기 때문에 증상이 당장 발현되지 않아도 이 기간 접촉자들이 활동을 하며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 특히 일상접촉자 중 외국인 50여명은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고, A씨가 탄 이후 리무진 택시를 이용한 건수도 23건(카드 결제 기준)이나 된다. 우선 보건당국은 밀접접촉자 21명(당초 22명에서 항공기 좌석 착오로 1명 제외) 중 외국인 승무원 1명은 시설 격리, 나머지는 자택 격리를 해 놓은 상태다. 격리 해제는 특별한 증상 없이 최종접촉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 이뤄진다. A씨와 밀접접촉자의 최종 접촉일이 지난 7일이므로 증상이 없으면 오는 22일에야 격리에서 풀린다. 일상접촉자는 격리 없이 2주간 1대 1 전담공무원이 배치돼 매일 건강 상태를 전화로 확인 받는다. 질본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확진 환자와 접촉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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