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가격 따라 좌석 혜택 세분화
13만원 ‘벤투존’ 1시간 만에 매진
달라진 대접에 팬들도 구매 행렬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코스타리카 친선경기가 관중들로 가득 차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대표팀 경기 입장권이 매진된 사례는 지난 2013년 10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 이후 5년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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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 한국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린 고양종합운동장의 1등석 한 쪽엔 파울루 벤투(49ㆍ포르투갈) 한국대표팀 감독의 영문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관중 수백 명이 자리했다. ‘벤투존’이란 이름이 붙은 이 자리의 티켓 가격은 한 장에 무려 13만원. 지난 7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인기 아이돌그룹 EXO 콘서트 티켓(전석 11만원)보다 비싼 자리였음에도 예매 첫날인 지난달 21일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동이 났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칠레와 평가전에 등장한 35만원짜리 티켓 23장도 일찌감치 ‘완판’됐다. 커플이 가려면 70만원, 4인 가족이 함께 간다면 경비 포함 150만원 안팎의 만만찮은 지출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예매 첫날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가장먼저 매진됐다.

대한축구협회가 벤투호 출범에 맞춰 준비한 두 차례 A매치를 통해 시도한 ‘프리미엄 티켓’이 팬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으면서, A매치를 통한 마케팅 다양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1등석~3등석으로 구분해 경기장에 따라 1만~7만원에 판매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좌석을 세분화 하되, 비싼 값을 지불한 팬들에겐 티켓 가격에 상응하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 통한 것이다.

실제 협회가 이번 A매치 2연전에 내놓은 좌석은 각각 7개(코스타리카전), 15개(칠레전)로 세분화됐다. 프리미엄 좌석엔 그간 시도되지 않았던 파격적인 혜택이 담겼다. 칠레전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리미엄 S존(35만원)의 경우 구매자들에게 대표팀 유니폼과 뷔페식을 제공하고, 경기에 앞서 선수들의 동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기장 투어를 진행한다. 벤치와 라커룸을 둘러보고,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릴 땐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진다. 두 경기 각각 300석 정도가 마련된 ‘벤투존’ 구매자에겐 경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VIP석 근처 자리를 내주고, 국가대표 유니폼을 제공해 혜택을 높였다.

고가의 프리미엄 티켓만 늘린 건 아니다. 평소 한국축구를 아끼던 팬에 대한 보답과 미래 팬을 겨냥한 혜택도 있었다. 두 경기 모두 1,2등석 일부 구역에 ‘K리그 시즌권 소지자 40%할인’, ‘학생 30%할인’ 조건을 붙였다. 대접이 달라지자 팬들도 응답했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감흥을 이어가고자 하는 팬들의 티켓 구매행렬에 두 경기 모두 매진 행렬이다. 이정섭 대한축구협회 마케팅팀장은 “티켓 다양화의 1차 목표는 돈벌이가 아닌 팬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지나친 상업성은 경계하되, 더 많은 팬들이 A매치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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