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 ‘셀프 개혁’ 반대 의견 모아
상근판사 없애고 사무처 설치 촉구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 3차 임시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번 법관대표회의에서는 법원행정처 개편 방안 등 총 7개 의안을 논의한다. 연합뉴스

전국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들이 ‘사법농단’ 진앙지인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라고 의견을 모았다. 외부인사가 포함된 별도 추진기구를 통해 행정처 개편 작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법관대표회의는 10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3차 임시회의를 열고 사법행정권 남용을 방지하고 법관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신 ▦사법정책ㆍ행정에 관한 의사결정 회의체와 ▦결정사항 집행기구 ▦대법원 운영조직인 사무국을 분산 설치하자고 건의했다.

이 가운데 집행기구를 대법원과 인적·물적으로 분리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아 상근판사를 두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법관 인사에 관한 심의기구를 별도로 두고 다른 사법행정 담당기관과 완전히 독립된 기관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도 의결했다.

법원행정처가 이 같은 개편 작업을 주도하는 ‘셀프개혁’에도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법관대표회의가 추천하는 법관과 외부위원 등이 참여하는 별도 추진기구를 설치해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개편내용을 관련 법률에 반영하는 작업을 곧바로 착수하고, 대법원규칙 제·개정으로 추진이 가능한 사안은 내년 법관 정기인사 시기에 맞춰 시행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법관대표회의가 내놓은 행정처 개편 방향은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발전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의견과 큰 방향에서 대동소이하다. 행정처 개편과 관련해 사법발전위원회는 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에 관한 집행기관인 법원사무처 설치와 사법행정 총괄기구로 ‘사법행정회의’(가칭) 설치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송승용 법관대표회의 공보 판사는 “사법발전위원회가 건의한 사법행정회의도 우리가 의결한 사법정책ㆍ행정에 관한 의사결정 회의체의 모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편 필요성에 대해선 참석한 판사들의 이견이 거의 없었고, 상근 판사가 여전히 필요한 게 아니냐는 소수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셀프개혁’에 대해선 “법원행정처가 개혁 대상이면서 주체가 돼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외부 인사가 포함된 별도 기구를 만드는 것이 성과를 내는 데도 바람직할 것이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의결 결과는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전달될 예정이지만, 권고사항일 뿐 법적 강제력이 없다. 이날 법관대표회의는 또 고등법원장은 고등법원 법관 중에서, 지방법원장은 지방법원 법관 중에서 보임하는 ‘이원화 법원장’ 방안과 대법원장의 법원장 임명에 해당 법원 소속 법관 의사를 반영하는 ‘추천제 법원장’ 방안을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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