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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들이 ‘시골판사’ 박보영 첫 출근길 찾아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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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들이 ‘시골판사’ 박보영 첫 출근길 찾아간 이유는

입력
2018.09.10 16:39
수정
2018.09.10 19: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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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사과하라”

여수시법원 출근길 항의로 혼란

대법관 시절 정리해고 파기 환송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이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시법원에서 여수시법원의 원로판사로 임명된 박보영 전 대법관의 첫 출근길에 앞서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무효소송 기각 등에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이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시법원에서 여수시법원의 원로판사로 임명된 박보영 전 대법관의 첫 출근길에 앞서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무효소송 기각 등에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쌍용자동차(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을 파기 환송한 이유를 들어야겠다. 우리는 재판거래가 있었다고 믿고 싶지 않고, 박보영 판사 또한 재판거래에 연루됐다고 믿고 싶지 않다.”

퇴임 후 ‘시골판사’를 자청해 잔잔한 화제를 불렀던 박보영 전 대법관.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지만, 그의 첫 출근길은 순탄치 않았다. 박 전 대법관을 기다린 건 ‘환영 꽃다발’이 아닌,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거센 항의였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전남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법관의 출근을 기다렸다. 박 전 대법관은 대법관이던 2014년 11월 서울고법에서 ‘해고는 무효’라고 판단했던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의 상고심 주심을 맡아 “사측이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춰 정당한 해고를 한 것”이라며 원심을 파기환송 했다. 그러나 최근 밝혀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협력 사례에 쌍용차 정리해고가 포함되면서 뒤늦게 논란이 커졌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를 판결했던 2014년 2월 7일 서울고법 판결문을 들고 이 자리에 왔다”며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 이로 인해 30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오전 9시30분쯤 법정 경위와 경찰 등의 삼엄한 경호 속에 관용차를 타고 도착한 박 전 대법관은 쌍용차 해고자와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묵묵부답한 채 법원으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경호 인력과 해고자들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박 전 대법관은 출근 후 법원을 통해 “고향 쪽에서 근무하게 돼 기쁘다”고 짤막한 소감을 밝혔을 뿐 쌍용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지부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재판에서 해고가 왜 정당했는지 이유를 듣고 싶었지만 판사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면서 “박 전 대법관의 입장을 확인할 때까지 여수법원 앞에서 집회나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여수=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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