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정확한 진단’ 생각했거나
입국장 통과후 상태 악화 가능성
정은경(오른쪽) 질병관리본부장이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최원석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확진 환자 A(61)씨가 입국 당시 검역장에서는 “설사 증상이 괜찮아졌다”고 말한 뒤, 입국 절차를 모두 마치고서는 곧장 병원을 예약하고 방문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공항에 입국한 뒤 검역 과정에서 “10일 전 6차례에 걸쳐 설사 증상이 있었으나,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는 게 질병관리본부 설명이다. 하지만 A씨는 입국장 통과 후 삼성서울병원에 전화를 걸어 증상을 설명한 뒤 마중 나온 아내와 함께 리무진 택시를 타고 서울 자택이 아닌 병원으로 향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택시를 탈 때까지 공항에 머문 시간은 26분에 불과하다. 입국장까지 나오는 시간을 감안하면 검역장을 통과한 뒤 공항에 머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A씨가 삼성서울병원에 지인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미뤄볼 때, 검역장에서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9일 브리핑에서 “쿠웨이트 현지에서도 증상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지인 의사에게) 전화로 상담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증상을 자세히 이야기하면 검역장에서 곧장 격리될 수 있어 이를 꺼린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심증상이 있으면 자진 신고하게 돼 있는데, 신고 시 검역소에서 대기하는 것도 불편하고 혹시나 격리되면 사회적으로 불이익이 될까 꺼리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쿠웨이트에서 삼성서울병원 의사에게 전화했을 당시에도 ‘혹시 기침, 발열(메르스 주요 증상) 등이 있느냐’는 의사 물음에 “그런 증상은 없고, 검은 변을 본다”는 정도로 대답한 것으로 볼 때, 환자 스스로가 메르스 감염을 의심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입국장을 빠져 나온 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A씨 체온은 입국 당시 실시한 고막측정에서 36.3도로 정상 수준에 머물다가, 입국 약 4시간 만인 7일 오후 8시37분에는 38.3도까지 올랐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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