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평가전부터 107일 간
국경 9번 넘으며 18차례 경기
출전시간 1373분에 혹사 논란
피로 누적되면 부상 위험 커져
칠레전 앞두고 팬들 우려 목소리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 친선경기에서 악착 같은 수비를 펼치고 있다. 러시아월드컵부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 중인 손흥민에 대해 ‘혹사 논란’이 일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맙소사, 그가 아직도 뛰고 있다니!”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26ㆍ토트넘)이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84분을 뛰자 제임스 라이트라는 영국의 축구 팬이 SNS에 남긴 글이다.

손흥민 ‘혹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영국 축구사이트 90min는 8일 ‘손흥민에게 지금 휴식을 줘야 한다’는 기사를 통해 현지 팬들의 걱정스런 목소리를 전했다. 골닷컴 스페인도 9일 러시아월드컵부터 시작된 손흥민의 긴 여정을 소개했다.

손흥민을 걱정하는 영국 팬의 글. 영국 축구사이트 90min 캡처

그는 최근 4개월 동안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5월 13일 레스터시티전을 뛰고 귀국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5월 말부터 러시아월드컵 준비에 들어갔다. 5월 28일과 6월 1일 두 차례 평가전를 뛰고 월드컵 사전 캠프인 오스트리아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또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러시아로 넘어가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조별리그 3경기 모두 풀타임 활약했다.

월드컵을 마친 후 한국에서 약 20일을 쉰 손흥민은 영국으로 돌아가 팀 훈련과 연습경기에 전념했다. 이후 인터내셔널 챔피언스(ICC)컵 출전을 위해 미국으로 가서 3경기를 뛰었다. 다시 영국으로 이동해 지난달 11일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뉴캐슬과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숨 막히는 일정은 계속됐다.

병역 특례가 걸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그는 조별리그 2경기, 16강부터 결승까지 4경기를 다 소화했다. 우즈베키스탄과 8강, 일본과 결승은 연장 혈투였다. 한국으로 귀국해 단 하루만 쉬고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놓치며 공격포인트는 못 올렸지만 악착같이 뛰며 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란과 16강에서 주저앉아 있는 손흥민. 치카랑(인도네시아)=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그는 지난 5월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107일 동안 9번 국경을 넘어 공식경기만 18차례 소화했다. 출전시간이 1,373분에 달하고 비행거리만 8만7,287km다. 지구를 두 바퀴(한 바퀴 4만km) 이상 돈 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는 11일 수원에서 칠레와 친선경기가 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칠레는 코스타리카보다 훨씬 강 팀이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도 주장인데다 팀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손흥민을 완전히 빼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다.

손흥민은 A매치가 끝나면 소속 팀으로 복귀하는데 ‘지옥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은 15일 리버풀(정규리그), 19일 인터밀란(챔피언스리그), 23일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정규리그), 27일 왓포드(리그 컵), 29일 허더즈필드(정규리그)를 잇달아 상대한다.

피로가 누적되면 부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영국 팬들은 “당장 저 불쌍한 소년한테 휴식을 줘라” “제발 누가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라고 한국 측에 이야기 좀 해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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