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곳은 하수관 파손이 사고 원인
보수공사 예산 요청한 곳 77개교
옹벽 붕괴로 인한 지반침하로 기울어진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건물이 9일 위태롭게 서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유치원 철거작업을 시작해 10일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2년간 전국의 유ㆍ초ㆍ중ㆍ고교 인근에서 28차례의 땅꺼짐(지반침하)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인근 공사 또는 노후로 인한 하수관 파손이 원인으로, 지난 7일 상도유치원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의 지하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6~2017년까지 2년간 유ㆍ초ㆍ중ㆍ고교 내부 또는 인근에서 발생한 땅꺼짐은 28건이었다. 같은 시기 발생한 전체 땅꺼짐(1,788건)에 비하면 비중이 크진 않지만 간과할 수준도 아니다.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국토부로 보고해야 하는 땅꺼짐은 면적 1㎡ 또는 깊이 1m 이상의 규모거나 이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실제 같은 기간 학교 운동장이나 급식실 등의 땅꺼짐 발생으로 전국 시ㆍ도교육청에 보수공사 예산을 요청한 학교는 약 77개교에 달했다.

땅꺼짐이 발생한 학교는 초등학교가 11곳, 중학교가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3곳에서도 땅꺼짐이 발생했다. 주된 사고원인은 하수관 파손(18곳)이었으며, 지반 공사 마감 불량(4곳), 통신관 파손(2곳)등으로 땅꺼짐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 관로 파손은 천재지변보다는 공사 당시 부실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발생한 서울 가산동 아파트단지 주변 땅꺼짐이나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로 이어진 옹벽 붕괴처럼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진단 미흡이 이후 지반침하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발생 지역은 서울이 16곳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직까지 학교인근 땅꺼짐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크고 작은 사고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 발생한 서울 송파초등학교 정문 앞 땅꺼짐은 깊이가 5m에 달했다. 지난해 대전 한밭중학교 앞에서 발생한 땅꺼짐은 깊이가 2m에 면적은 24㎡나 되어 응급복구에만 1주일, 완전 보수에는 약 6개월이 걸렸다. 깊이가 1m를 넘는 땅꺼짐이 발생한 경우만 해도 13곳이었다.

상도유치원 붕괴와 같은 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교육당국이 인근지역 위험요인 조사뿐 아니라 위험 발견 시 즉시 안전조처를 하도록 강제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도유치원은 지난달 22일 이미 건물 이상징후를 발견해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 보고했지만 등원중단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뒤늦게 관내 학교 및 유치원 인근 유사사례 조사에 착수했다. 이수곤 교수는 “매번 사후 조사만 반복하지 말고 공사 단계서부터 관할청이 철저히 부실을 잡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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