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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청소년 시력 보호 위해 게임 규제ㆍ숙제량 제한”

입력
2018.09.09 15:49
수정
2018.09.09 18: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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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고등학생 70~80%가 근시

中, 게임시장의 27%나 차지

세계 게임업계 타격 가능성

중국의 한 초등학생이 모바일게임을 하는 모습. 소후망
중국의 한 초등학생이 모바일게임을 하는 모습. 소후망

중국 정부가 어린이들의 시력 저하를 막겠다며 메가톤급 대책을 내놓았다. 바로 온라인ㆍ모바일게임 규제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전 세계 게임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또 다른 대책은 학생들의 숙제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10대 청소년들 입장에선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나온 셈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시력장애를 갖고 있는 5세 이상 인구는 2012년 1억명에서 2015년엔 5억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근시는 4억5,000만명으로 청소년들 중에선 중학생의 70%, 고등학생의 80%가 해당한다. 짧은 기간에 특히 어린이ㆍ청소년의 시력약화가 급증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달 28일 “절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이유다.

이틀 뒤 중국 교육부와 국민건강복지위원회 등 8개 부서가 ‘어린이와 청소년 근시 예방을 위한 관리ㆍ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학교의 숙제량을 줄이는 것이다. 교육부는 전국 학교와 의료기관 등에 통보한 근시 예방책에서 초등학교 1,2학년생에겐 읽기ㆍ쓰기가 필요한 숙제를 내주지 말라고 했고, 3~6학년은 1시간에 끝낼 수 있는 양으로 제한했다. 중학생의 경우 1시간 반에 끝낼 수 있는 숙제만 내도록 했다. 학생들의 야외활동을 늘리고 공부 이외 목적의 스마트폰이나 PC 사용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른 대책은 게임 총량제다. 국가신문출판서가 주도할 게임 규제의 경우 미성년자의 이용시간 제한, 신규 게임 운영수량 규제, 연령등급 표시 적합성 심의 등이 포괄적으로 제시됐다. 세부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언론들은 등교시 개인 스마트폰ㆍ태블릿 휴대 금지, 전자제품 활용 수업 제한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난해 7월 40시간 연속 모바일 게임을 하던 청소년의 사망 사건 직후 “게임은 10대의 독(毒)”이라고 강력 비판한 건 중국 정부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임 규제 움직임과 관련, 중국 게임시장을 넘어 전 세계 게임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게임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27%(약42조원)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유수업체들이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신규 게임 출시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단순한 셧다운제 수준을 넘어 게임산업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수익의 절반을 게임에서 거둬들이는 정보기술(IT) 대기업 톈센트의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빠진 상태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를 인터넷과 IT산업 전반에 대한 통제 강화 움직임으로 본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대책이 시행되면 오는 2023년까지 어린이ㆍ청소년의 근시율을 매년 0.5% 이상 낮출 수 있고, 2030년부터는 어린이ㆍ청소년의 근시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웨이보(微博)와 웨이신(微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학업 부담을 줄이고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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