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직 중심 증가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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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 수 증가폭이 26개월 만에 최고치인 36만1,000명을 기록했다. ‘고용 쇼크’ 논란을 부른 지난 7월 취업자 수 증가 통계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용직 근로자나 자영업자 수를 포함한 전체 취업자 수 증가가 크게 둔화됐지만, 고용보험 가입 대상인 상용 근로자 수는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 통계가 엇갈린 이유이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18년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1,321만2,000명(잠정치)으로 2017년 8월과 비교해 36만1,000명(2.8%) 증가했다. 이런 피보험자 수 증가 폭은 2016년 6월(36만3,000명) 이후 최대이다. 고용보험은 4대 보험 중 하나로, 피보험자 수 증가는 일반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 보건복지 업종이 7만8,600명(5.6%)으로 피보험자가 가장 많이 늘었고, 도소매(5만8,700명ㆍ4.0%), 숙박ㆍ음식(4만3,600명ㆍ7.9%), 전문과학기술(2만9,600명ㆍ4.1%) 등도 증가폭이 컸다. 반면 농림ㆍ어업 분야는 피보험자 수가 200명이 감소(-0.4%)했고, 제조업 피보험자 수 증가폭도 1만200명(0.3%)에 머물렀다.

일각에서 ‘고용 쇼크’ 논란이 나오는데,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늘어나는 건 왜일까. 통계청이 8월 17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실린 지난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평소 20만~30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5,000명에 머물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의 부작용으로 고용 쇼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야당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바 있다.

통계 결과가 엇갈리게 나오는 것은 두 통계가 조사 대상으로 삼는 모집단이 달라서다. 고용보험 통계는 고용보험 데이터를 활용하는 특성상 상용직 근로자와 임시직 근로자는 조사 대상으로 삼지만, 고용보험 미가입자나 일용직 근로자, 자영업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반면 통계청 고용동향은 상용직ㆍ임시직은 물론 일용직, 자영업자, 가사도우미 등이 전부 조사 대상이다. 대신 전수 조사를 하는 고용보험 통계와 달리 표본 조사를 한다.

두 통계의 공통 분모인 상용직 근로자 수만 보면 통계 결과가 꼭 엇갈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고용부 설명이다. 지영철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증가한 것은 상용직 근로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며, 이런 상용직 근로자 수의 지속적인 증가는 통계청 발표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의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상용직은 2017년 7월과 비교해 27만2,000명 증가했다. 그럼에도 고용보험 피보험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일용직 근로자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무급가족 종사자가 각각 12만4,000명, 10만2,000명, 5,000명 감소한 것이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를 이끌었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런 고용보험 통계를 근거로 “일자리의 질은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6,158억원으로, 작년 8월(4,708억원)보다 30.8% 증가했다. 이는 월별 구직급여 지급액 역대 최대 기록인 올해 5월의 6,083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가 실직할 경우 재취업 지원을 위해 지급하는 것으로, 지급액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실직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1인당 구직급여 액수가 커진 것도 전체 지급액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7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1% 증가했다. 신규 신청자 수 증가폭보다 지급액 증가폭(30.8%)이 훨씬 큰 건 1인당 지급액이 18만8,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3%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용정보 웹사이트 '워크넷'에서 지난달 신규 구인 인원은 20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0% 줄었다. 신규 구직 건수도 31만3,000건으로, 21.6% 감소했다. 이는 일자리 개수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 수가 동반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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