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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日 침체기를 함께 극복한 가수” 아무로 나미에 은퇴 앞두고 들썩

입력
2018.09.09 15:43
수정
2018.09.09 18: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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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연 DVD 밀리언셀러

전시회에는 수십만명 다녀가

8일 도쿄 시부야 타워레코드에 마련돼 있는 아무로 나미에의 음반과 DVD 판매대 주변에 팬들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8일 도쿄 시부야 타워레코드에 마련돼 있는 아무로 나미에의 음반과 DVD 판매대 주변에 팬들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8일 일본 도쿄 시부야 히카리에에서 열리고 있는 '아무로 나미에 마지막 공간'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8일 일본 도쿄 시부야 히카리에에서 열리고 있는 '아무로 나미에 마지막 공간'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일본을 빛나게 해줘서 감사해요. 그 동안 수고했어요.”

8일 도쿄(東京) 시부야(渋谷) 타워레코드 안. 매장 중간에는 가수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恵ㆍ40)를 기억하는 메모들이 붙어 있었다. 오는 16일 은퇴하는 아무로의 팬이 남겨놓은 메시지였다.

지난해 9월 20일발표가 있었지만, 공식 은퇴 날짜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아무로를 추억하는 이들로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마지막 공연투어 실황을 담은 DVD는 발매 이틀 만인 지난달 30일 109만장이 판매되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시부야히카리에에서 열리고 있는 ‘아무로 나미에의 마지막 공간(最後の空間)’ 전시회장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초등학생 때부터 아무로의 팬이었다는 한 30대 여성은 “은퇴하기 전 그와의 추억을 만들고 싶어 전시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도쿄와 오사카(大阪), 후쿠오카(福岡), 오키나와(沖縄) 등 4곳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지난 2일까지 총 37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일본에선 아무로의 은퇴를 내년 4월 현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와 맞물려 헤이세이(平成ㆍ현 일본의 원호) 시대가 끝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여기고 있다. 아무로는 헤이세이 4년인 1992년 걸그룹 ‘슈퍼 몽키즈’로 데뷔했지만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후 1996년 첫 솔로 정규앨범 ‘SWEET 19 BLUES’가 3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90년대 제이팝(J-pop)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까무잡잡한 피부, 미니스커트, 높은 굽의 부츠 등이 유행하면서 아무로를따라 하는 ‘아무라 현상’이 일본을 강타하기도 했다. .

오키나와 출신인 그는 제이팝에 오키나와 전통민요 등을 융합해 오던 선배 가수들과 달리 화려한 댄스 실력과 함께 탁월한 가창력을 앞세워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아울러 일본의 근ㆍ현대사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오키나와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

그러나 1998년 갑작스러운 임신과 출산으로 공백기를 가진 후 R&B와 힙합 노선으로 선회했으나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고,이혼 등으로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2005년 자신이 주도해 제작한 앨범 ‘Queen of Hip-pop’ 발표 이후 과거 폭발적으로 외치는 창법에서 R&B를 보다 친숙하게 들려주는 자신만의 분위기를 확립했다는 평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5년 간의 활동을 기념하며 지난해 11월 발매한 ‘Finally’ 앨범은 음반시장이 불황인 상황에서 220만장 이상이 판매됐다.

팬들에게 아무로는 단순한 아이돌 가수나 패션리더에 그치지 않고 끊임 없는 도전으로 침체기를 극복한 일본을 대표하는 가수로 기억되고 있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일본 경제의 침체기를 경험한 헤이세이시대 젊은이들(30~40대)에게 아무로의 이 같은 활동 궤적이 눈부시게 비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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