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루 벤투 국가대표 감독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신중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파울루 벤투(49) 국가대표 감독은 듣던 대로 썩 ‘친절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이긴 뒤 “승리는 항상 기분 좋고 축하 받을 일이다. 좋은 기량을 선보인 뒤 따낸 승리라면 더욱 그렇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한국은 이날 이재성, 남태희의 연속골을 묶어 러시아월드컵에도 참가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 코스타리카를 2-0으로 제압했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 승리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얼굴에 별로 웃는 기색은 없었다. 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는 경기 중 남태희의 쐐기골이 터졌을 때 잠깐 오른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을 뿐 이재성의 선제골 때도 별 다른 제스처를 안 했다. 판정이 잘못됐다고 판단할 때 강력하게 항의거나 선수들에게 진지하게 주문을 하고 교체로 나오면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 등은 다른 사령탑과 크게 다르지 않않지만 전체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차분한 편에 속했다.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벤투 감독. 고양=연합뉴스
판정에 항의하는 벤투 감독. 고양=연합뉴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 분위기도 비슷했다.

기존 주장 기성용이 선발 출전했는데 손흥민에게 완장을 맡긴 이유를 묻자 벤투 감독은 “주장 선임은 선수단 내부 일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 다만 선수단과 충분히 논의했다”고만 답했다. 기성용을 전반 45분만 뛰게 한 이유에 대해서도 “출전 시간은 소속 팀에서 어떻게 했는지, 이동거리, 시간 등 모든 걸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다”고 선을 그었다.

기성용에게 특별히 주문한 사항, 오랜 만에 대표팀에 뽑혀 좋은 활약을 펼친 지동원과 남태희 플레이에 대한 질문에도 그는 “선수를 기용할 때는 우리 플레이스타일과 상대에 따라 경기 별로 고려한다.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고 기용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 다만 선호하는 원 톱 공격수 성향을 묻자 “원 톱이 가운데만 지키는 게 아니라 많은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창출하는 걸 생각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전날인 6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는 벤투 감독. 고양=연합뉴스

벤투 감독이 무례했다거나 질문을 회피를 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그는 지난 달 취임 기자회견 때도 “나는 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존중은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 스태프들, 선수들에 대해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모든 감독은 언론에 항상 노출돼있고, 비판은 자연스럽게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다. 어떤 비판을 받던 성실히 답변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선수 기용이나 선수단 내부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신중하게 말을 아끼는 유형으로 보인다.

러시아월드컵 후 은퇴를 시사했던 기성용의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벤투 감독은 “제가 아는 한 기성용은 나라를 대표로 계속 뛸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딱 부러지게 답했다.

고양=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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