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계규 화백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당대표 선출 이후 보름도 안돼 정국의 중심에 섰다. 7선 국회의원, 참여정부 실세 책임총리 출신다운, ‘강한 당대표’의 귀환이다.

이 대표는 취임 첫 현장 행보로 보수의 심장 경북 구미를 찾아 ‘20년 집권플랜’ 서막을 알렸다. 취임 닷새 만에 고위 당ㆍ정ㆍ청 회의를 소집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면전에 두고 정부 예산편성의 문제를 질타하며 군기를 잡았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카드도 선제적으로 꺼내 들끓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경고장을 날렸다.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지역이전 추진 의사를 밝히며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ㆍ균형발전 정책을 잇는 ‘혁신도시 시즌2’를 예고하기까지 했다.

이 대표의 힘은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 나온다.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당시 10월 유신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1974년 민청학련 사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연루돼 두 번 옥살이를 하는 등 민주화 운동의 핵심 주역으로 활약했다. 민주 진영의 대표적 전략통인 이 대표는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정권교체에 기여했다. 이후 국민의정부 교육부 장관, 참여정부 국무총리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소위 말하는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이 대표는 스스로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쓴 책 제목과 같은 ‘청양 이 면장댁 셋째 아들 이해찬’이라는 자의식이 강하다. ‘불통’ ‘강성’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 대표를 가까이서 본 이들의 평가는 “담백하고 가식 없는 분”이라고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책에서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오가는 불성실하고 불철저한 근본주의자보다는 성실하고 철저한 개량주의자가 사회의 진보에 훨씬 더 기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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