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안정 추가 대책을 예고한 가운데 당ㆍ정ㆍ청 고위 관계자들의 가벼운 처신이 정책 불신을 키우고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정부가 과천 안산 광명 등 경기도 8곳에서 신규 택지를 개발해 아파트 4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계획을 불쑥 공개했다. 대규모 주택공급 후보지는 최종 확정될 때까지 보안이 철저히 유지돼야 하는 기밀 사항이다. 집값을 자극하고 투기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정보가 검토 단계에서 공개되는 바람에 국토교통부가 유출경위 조사에 나서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백지화 운동을 선언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같은 날 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아야 될 이유는 없다. 저도 거기(강남)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강남 등 집값이 비싼 특정지역을 규제하기보다는 서민 주거안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정부 여당의 핵심 인사 다수가 집값 폭등의 수혜를 보는 강남 거주자라는 점에서 서민들의 박탈감을 자극하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뿐만 아니라 여당 대표, 경제부총리 등이 조율되지 않은 중구난방식 해법을 쏟아 내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다주택자 증세와 공급 확대 등 고강도 대책을 주문했지만 김동연 부총리는 “시장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 우선순위나 정책 강도 등을 조정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놓고도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입장이 엇갈린다. 오죽하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통일된 의견을 말하도록 모두 유념하라”고 경고성 발언까지 내놨겠는가.

우리 사회에 부동산만큼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도 없다. 집값 폭등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갈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책 당국자들이 정제되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정책 컨트롤타워부터 확실히 한 뒤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집값 대책을 관리하기 바란다. 정부 정책이 지금처럼 갈팡질팡 엇박자를 거듭하면 아무리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더라도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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