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건강식품 삼각 포트폴리오 구축

한국콜마 세종 사업장. 한국콜마 제공

‘한국콜마가 승자의 저주에 빠지나.’

올 초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 생산) 기업 한국콜마가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으로 유명한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이 회사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가 꺾인 듯했다. 몇 달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더니 8만원 중반까지 올랐다가 다시 6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자신의 덩치보다 훨씬 큰 CJ헬스케어를 인수하느라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 한국콜마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하향 검토)’에서 ‘A-(안정적)’로, 단기신용등급을 ‘A2(하향 검토)’에서 ‘A2-‘로 각각 내렸다. 그러나 한국콜마 관계자는 “CJ헬스케어 인수를 위해 실제로 대출 받은 금액은 3,000억원 규모로 이 중 1,000억원을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갚아 연간 이자비용이 100억원에서 7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현재 재무건전성 관련해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몇 년만 지나면 우려의 시선은 사라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몇 달간 시장을 지켜본 증권가도 한국콜마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3분기까지 일회성 비용이 들었지만 4분기부터는 수익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주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CJ헬스케어 인수는 윤 회장이 인생 마지막 도전이란 각오로 시작할 만큼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제약, 건강기능식품의 비중을 끌어올려 기업 가치를 높이는 한편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담긴 인수였다.

‘화장품 업계의 얼굴(브랜드) 없는 강자’로 불리는 한국콜마는 코스맥스와 업계 1, 2위를 다투는 업체다. 대웅제약에서 15년간 근무하며 40대 초반에 부사장에 올랐던 윤 회장이 1990년 퇴사 후 일본의 화장품 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설립했다. 애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후 방향을 틀어 국내 최초로 제조업자가 성분부터 제조기술까지 개발해 화장품회사에 제시하는 ODM 방식을 도입했다. 2002년에는 제약 분야에 뛰어드는 등 끊임없는 인수ㆍ합병(M&A)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가고 연구ㆍ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기술력을 확대한 결과 2015년 창사 25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공신화를 이룩했다.

한국콜마그룹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밑으로 화장품과 의약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상장 계열사 한국콜마, 건강기능식품ㆍ특수영양식품 등을 다루는 콜마비앤에이치를 두고 있다. 국내 비상장 계열사로는 에치엔지(화장품 제조 판매), 콜마파마(의약품 제조 판매) 등 12개 회사, 국외 비상장 계열사는 콜마코스메틱 베이징 등 7곳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콜마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그룹의 모태인 한국콜마는 여전히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콜마의 올 상반기 매출(연결 기준)은 6,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25억원으로 13.0% 늘었다.

한국콜마가 여기서 한 단계 더 뛰어오르려면 가족 중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윤 회장은 올해 3월 장남 윤상현 한국콜마 사장에게 자신의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증여하며 승계작업에 시작했지만 윤 사장의 지분은 17.43%에 머무르고 있다. 윤 회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28.18%를 받으려면 막대한 증여세를 내야 한다.

또 한때 윤 회장의 장녀 윤여원 한국콜마 전무가 39.36%, 윤 사장이 15.64%의 지분을 갖고 있던 비상장 계열사 에치엔지가 내부거래를 통해 급성장하자,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상현 사장은 지난해 에치엔지 지분을 모두 처분했고 윤여원 전무도 지분을 모두 정리하며 내부거래 논란 여지를 없앴다”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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