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원 판단 존중” 항고 포기
생존자 18명 70년 만에 정식 재판
제주4ㆍ3 생존 수형자인 조병태(90·서귀포시 강정동) 할아버지(앞줄 왼쪽) 등 생존 수형자들이 지난 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지법이 4ㆍ3당시 군법회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환영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제주 4ㆍ3생존 수형자의 군법회의에 대한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항고를 포기했다. 이번 검찰의 결정으로 4ㆍ3생존 수형자들은 70년 만에 정식 재판을 통해 억울함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갖게 됐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제주4ㆍ3 사건 관련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즉시항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6일 밝혔다. 만약 검찰이 재판부 결정에 불복해 3일 내에 즉시항고했다며, 항고심 재판부에서 재심 개시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제주지검은 앞서 재심 결정 다음날인 4일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결정문을 넘겨받고 대검과 협의하며 재심 개시 결정의 근거와 법리적 문제, 본안 소송시 공소사실 유지 등을 검토해왔다.

4ㆍ3수형인들은 1948년 12월과 1949년 7월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는 군사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전국 형무소에 수감됐던 제주도민들로, 2,530명에 이른다. 이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불순분자라는 이유로 총살을 당하거나 행방불명이 됐다. 재심을 청구한 4ㆍ3수형 생존자들도 1948년 12월 제주도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에서 구형법의 내란죄위반, 1949년 7월 고등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의 적에 대한 구원통신연락죄, 이적죄 등으로 1년~20년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해자들이다.

이미 고령의 된 4ㆍ3수형 생존자 18명은 지난해 4월 19일 제주지법에 4ㆍ3 당시 이뤄진 불법적인 군사재판에 불복해 70여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재판 과정에서 4ㆍ3생존 수형자에 대한 군사재판 당시 공소장이나 공판기록, 판결문 등 재판 기록이 없어 재심 가능성은 불투명했지만, 재판부는 재심 청구인들에 대한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등 재심사유가 존재한다며 지난 3일자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사실관계와 법리를 충분히 검토해 본안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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