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남자 10m 공기권총 우승
7발 남기고 선두와 6.4점 차 극복
창원 세계사격선수권 2관왕 차지
도쿄올림픽 티켓 획득 4연패 도전
‘사격 황제’ 진종오(39ㆍKT)가 안방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대역전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진종오는 6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8 국제사격연맹(ISSF)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슛오프(추가 사격) 접전 끝에 우승했다. 본선 5위(582점)로 결선에 오른 그는 첫 발과 두 번째 발도 9.4점과 8.4점에 그쳐 메달은 고사하고 탈락 1순위였다. 7발을 남겨 놓을 때까지 선두 아르템 체르소누프(러시아)와 점수 차는 6.4점. 사격 결선에서 뒤집어지기 어려운 격차다. 그러나 진종오는 18번째부터 24번째 사격까지 7발 연속으로 10점을 넘겼고, 당황한 선두 아르템 체르소누프(러시아)는 줄줄이 9점대를 쏘면서 점점 좁혀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발을 남겨두고 0.4점 차까지 따라잡은 진종오는 10.4점을 쐈고, 체르소누프는 10.0점에 그쳐 동점이 됐다. 숨막히는 슛오프에서 먼저 10.4점을 쏜 진종오는 체르소누프가 9.5점을 쏘자 두 손을 하늘 위로 쭉 뻗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동안 셀 수 없는 금메달을 목에 건 백전노장 진종오지만 이날은 눈물을 쏟았다. 연초에는 부상으로 고생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회 운영 미숙으로 빈 손으로 돌아서야 했던 마음고생이 한꺼번에 밀려와 떨군 눈물이었다. 경기 후 진종오는 “러시아 선수가 너무 잘 쏴 ‘아 저 선수는 절대 못 잡겠구나' 했는데 운이 따랐다”고 자세를 낮춘 뒤 “아시안게임 때 좋은 성적을 못 내서 욕도 많이 먹고,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시안게임 때 다른 음식도 안 먹고, 양치할 때도 생수로 했다. 그런데 장염에 걸려 5일 동안 너무 고생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한 순간에 무너지니 너무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4위 안에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획득한 진종오는 2020년 도쿄에서 세계 올림픽 사격 역사상 전인미답의 4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진종오는 앞서 한승우(35ㆍKT), 이대명(30ㆍ경기도청)과 함께 본선에서도 1위(1.747점)에 올라 2관왕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이날까지 5개의 금메달을 수집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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