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ㆍ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에서 “전례 없는 부패사건”이라며 중형을 요청했다. 공소사실 수와 죄질, 혐의 인정 여부 등을 고려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30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대로다. 그의 반성 없는 태도는 사필귀정이란 말로도 부족하다.

검찰의 중형 구형 이유는 “대통령의 직무 권한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남용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는 데 있다. “다스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잘 알면서도 철저히 은폐해 국민을 기만했을 뿐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을 전리품처럼 여기고 남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 개인 소송비를 기업에 대납시키는가 하면 공사 수주나 인사청탁ㆍ공천 등을 미끼로 거액을 챙긴 혐의를 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국가지도자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양심조차 저버린 행태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여전히 진심 어린 사죄는커녕 부인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을 통해 “돈과 결부된 상투적인 이미지는 너무나 치욕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스 의혹에 대해서는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져 본 적이 없다. 재산은 현재 사는 집 한 채가 전부”라고 혐의를 부인했고, 삼성의 소송 비용 대납과 관련해서도 “터무니없는 의혹으로 기소한 것에 분노를 넘어 비애를 느낀다”고도 했다. 재산 관리인들과 친지, 측근들의 진술은 물론 계좌 내역과 장부 등 숱한 증거를 통해 드러난 사실도 부인하는 행태에 정작 분노해야 할 사람은 국민이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주권자를 배신하고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는데도 선처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헌정사에 오점을 남긴 이 전 대통령에게 엄정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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