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결함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지난 달 30일 이 회사 한국지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현안점검회의, 차량 리콜 대응체제 혁신방안 발표
늑장 리콜 과징급 3배ㆍ자료 부실 제출 과태로도 5배 높여
선제적 결함조사 시스템 구축… 결함조사 착수 기준도 마련

정부가 제2의 BMW 차량 화재를 막기 위해 자동차 리콜 대응체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차량 제작결함을 은폐할 시 과징금을 물리고, 늑장 리콜과 자료 부실 제출에 대한 벌금도 현행보다 3~5배 상향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부 장관들은 6일 국정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 리콜 대응체계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혁신방안은 우선 자동차 제작사의 법적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제조사가 차량의 제작결함을 은폐할 경우 매출액의 0.03%의 과징금을 매기기로 처음 결정했으며, 늑장 리콜 시에도 현행 과징금(매출액의 0.01%)의 3배인 0.03%를 부과한다. 정부가 리콜 조사에 착수하면, 제작사는 결함 여부를 의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특히 부실한 내용의 자료를 제공할 경우 현행 건당 100만원의 과태료를 500만원(부실제출)으로 높여 부과키로 했으며, 자료를 한 차례 지연해 제출하면 300만원, 이후에는 500(2차)ㆍ1,000만원(3차)으로 과태료를 높이기로 했다. 또 자료를 결국 미제출하면 건당 1,000만원의 별도 과태료도 매긴다.

앞서 BMW는 연이은 화재 사고 발생에도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다 정부의 리콜 지시가 내려지자 마지못해 부실한 자료를 제출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 정부 안팎에선 “과태료가 너무 작아 자료 제출의 실효성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BMW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불안이 가중되었으며, BMW 사태 재발방지를 위해 리콜 제도를 전면 재정비하는 대책을 마련했다”며 BMW의 잘못된 대응이 정부 정책의 변화를 이끌었음을 인정했다.

혁신방안에는 정부의 리콜 관련 선제적 대응방안도 담겼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향후 리콜 조사와 관련된 자료를 연계해 공유하고, 소방 및 경찰청과도 협조해 화재나 중대사고에 대한 공동조사도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 여기에 리콜과 관련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종합분석 시스템도 구축, 화재건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자동으로 결함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명문화했다.

정부는 BMW 사태 이후 터져나오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주장에도 호응했다.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 등과 논의해 제작사가 결함 인지 후 조치하지 않아 중대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생명ㆍ신체ㆍ재산에 대해 손해액의 5배 이상을 배상하도록 입법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또 화재 등 공중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국토부 장관이 해당 차량의 운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경우 해당차량을 판매중지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도 손 볼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리콜제도 개선에 대해 전문가, 국회, 언론 등에서 그간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며 “자동차관리법 등 관계법령 개정, 관계부처 간 협업체계 구축 등 필요한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자동차 리콜 제도가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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